멕시코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막기 위해 마을 사람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촉구하는 슈퍼 히어로가 등장했다. 슈퍼 히어로는 영화 ‘다크 나이트’에 등장하는 배트맨이다.
최근 멕시코 몬테레이 거리에 한 남성이 배트맨 복장을 하고 나타나 사람들에게 거리두기를 강조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고 멕시코 뉴스 데일리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세에 멕시코 정부가 거리두기 지침을 내렸지만 길거리에 사람들의 수가 줄지 않자 한 남성이 배트맨 복장을 하고 나타나 캠페인을 진행했다.
그는 영화 ‘다크 나이트’에서 배트맨이 사용하는 배트모빌처럼 디자인한 차량을 끌고 나와 캠페인을 진행했다. 별다른 첨단 기기는 사용하지 않고 오직 확성기만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을 사람들은 배트맨의 정체를 모르고 단지 그를 ‘몬테레이 배트맨’이라고 부른다.
배트모빌을 타고 몬테레이 거리에 나선 배트맨의 임무는 주민들의 외출을 막는 것이다. 차량에 장착된 스피커에선 그가 미리 녹음해 놓은 경고가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헤이 당장 집으로 돌아가! 코로나19에 대항해 우리 모두 슈퍼 히어로가 되어보자고” 이게 배트맨이 사용하는 육성 메시지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배트맨의 존재가 역효과를 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배트맨의 모습을 구경하기 위해 집에서 뛰쳐나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배트맨과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그에게 다가가는 사람들도 상당수에 이른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려고 했지만 반대로 마을 사람들을 더 모이게 하고 있는 셈이다.
배트맨은 인터뷰에서 “모두가 겪고 있는 지금의 상황이 매우 힘들다는 걸 알고 있다”며 “격리에 지쳐가는 주민들을 응원하고, 이탈하는 사람이 없도록 하기 위해 배트맨 활동을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기력하고 절망감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날씨까지 더워 주민들이 더욱 힘들 것”이라며 “하지만 나 혼자서는 절대 못한다. 모두가 거리두기를 지키고 하루빨리 코로나19를 극복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유승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