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대규모 사회적제약’…자가용도 탑승 인원 50% 제한

입력 2020-04-10 12:27
인도네시아 자카르타가 10일부터 대규모 사회적 제약을 시행한다. 전날 도심의 한 도로에서 소방차가 소독약을 뿌리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10일부터 ‘대규모 사회적 제약(PSSB)’에 돌입했다. 외출 시 마스크 착용, 재택근무가 의무화되며 대중교통 운행 시간 및 탑승 인원이 제한된다.

현지 일간 자카르타포스트 등은 이날 PSBB 시행에 앞서 9일 밤 아니스 바스웨단 자카르타 주지사가 후속 세부 조치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을 우려해 외출 금지명령이나 도로봉쇄 등의 조치를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슈퍼마켓과 병원·주유소·은행·호텔·건설 등 필수 업종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장은 재택근무를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외출 시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하며 5명 이상 공공장소에 모이는 것이 금지된다. 종교 활동도 집에서 해야 한다. 식당 등 요식업체의 매장 내 식사가 금지되고 포장·배달만 가능하다.

아니스 주지사는 “식당 문을 닫으라는 것은 아니다. 영업을 계속하되 매장 안에서 식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중교통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운행되며 탑승 인원의 50%만 탑승시켜야 한다. 그랩과 고젝 등 오토바이 택시 서비스는 운행이 중단되지만 물건이나 음식 배달은 가능하다. 개인 자가용의 경우 생필품 구입 등 허가된 필수 활동에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며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최대 탑승 인원의 50%만 태울 수 있다.

PSSB는 14일간 시행될 예정이지만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연장될 수 있다. 규정을 위반하면 최대 1년 이하 징역형과 1억 루피아(약 77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르바란’(이둘 피트리) 연가대체 휴일도 다음달 26일∼29일에서 12월 28∼31일로 변경했다. 이슬람 신자가 인구의 87%를 차지하는 인도네시아에선 해가 떠 있는 동안 금식하는 한 달간의 라마단이 끝나면 긴 르바란 명절이 시작된다. 이때 귀향하는 인구는 2500만명 안팎으로 추산된다.

올해는 오는 23일부터 라마단이 시작되고, 르바란 연휴는 다음달 24일∼25일 이둘 피트리 공휴일을 시작으로 일주일 가량 이어질 예정이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고향 방문 자체를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으나 공식 금지하지는 않기로 했다. 다만 이날부터 자카르타가 PSBB를 시행하면서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 250만명 안팎이 고향에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귀향객이 각 지방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확산할 것이란 우려가 크지만 조코위 대통령은 경제 타격을 고려해 ‘봉쇄 불가’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보건당국 집계에 따르면 9일까지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3293명, 사망자 수는 280명이다. 자카르타에선 1706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으며 142명이 숨졌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