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진 제명 안하자, 김종인 격앙 “윤리위 한심한 사람들”

입력 2020-04-10 11:41 수정 2020-04-10 17:32
21대 총선을 앞두고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9일 오전 국회에서 '김대호·차명진 후보의 막말'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10일 당 윤리위원회가 ‘세월호 막말’ 논란을 일으킨 차명진 경기 부천병 후보의 징계를 당초 예상됐던 제명이 아닌 탈당권유로 결정하자 “한심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이날 경기 양주 선거 지원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윤리위가 한심한 사람들”이라며 “나는 총괄선대위원장으로 그 사람(차명진)을 통합당 후보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 유권자가 현명하게 판단하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차 후보 탈당권유 조치를 전해듣고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차 후보는 제명될 것으로 예상됐다.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차 후보 막말 논란이 커지자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대국민사과까지 했다.

김 위원장은 당시 “통합당의 국회의원 후보자 두 사람이 말을 함부로 해서 국민 여러분 실망하고 화나게 한 것 정말 죄송하다”며 “공당의 국회의원 후보가 입에 올려서는 결코 안 되는 수준의 단어를 내뱉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이 당의 행태가 여러 번 실망스러웠고, 모두 포기해야 하는 건지 잠시 생각도 해봤다”며 “그래도 제가 생의 마지막 소임이라면서 시작한 일이고 ‘나라가 가는 방향을 되돌리라’는 국민 목소리가 너무도 절박해 오늘 여러분 앞에 이렇게 다시 나섰다”고 했다. 당에 대한 실망감도 드러냈었다.

차명진 미래통합당 경기 부천병 후보가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리위원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차 후보는 지난 6일 녹화된 21대 총선 부천병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한 인터넷 매체 보도를 거론하며 “2018년 5월에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서울 광화문광장)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이미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동병상련으로 국민성금 다 모아 만든 그곳에서 있지 못할 일이 있었던 것을 알고 있었느냐”고 주장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