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미닛 아닌, 허가윤 보여드릴게요” ‘서치 아웃’ 허가윤의 진심

입력 2020-04-10 11:38 수정 2020-04-10 13:30
배우 허가윤. 디엔와이, 스톰픽쳐스코리아 제공


이젠 ‘가수’ 대신 ‘배우’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그룹 포미닛 메인보컬에서 신인 연기자로 연기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배우 허가윤 얘기다. 오는 15일 개봉하는 영화 ‘서치 아웃’은 차근차근 배우의 길을 걷고 있는 그의 첫 주연작이다.

9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허가윤은 “그 전엔 극에 나와도 짧게만 나왔는데, 긴 호흡의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는 역할을 맡았다”며 “가수로 보는 시선이 있었는데, 이번엔 연기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서치 아웃’은 2013년 러시아에서 시작돼 청소년들의 연쇄 자살까지 이어진 ‘흰긴수염고래 게임’을 모티브로 한 SNS 범죄 스릴러다. 고시원에서 의문의 죽음이 발생하고, 준혁(김성철)과 성민(이시언)은 이 참극의 배후를 찾아 나선다. 허가윤은 흥신소의 해커로 준혁 성민과 함께 자살로 위장된 연쇄 살인사건을 쫓는 누리 역을 맡았다. 허가윤은 “SNS가 일상이 된 사회에서 정말 이런 범죄가 일어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며 “실제 사건은 청소년이 대상이었지만, 영화는 외롭고 공허한 사람들을 타깃으로 한 범죄라 더 와닿았다”고 말했다.

‘SNS를 활용한 범죄’ ‘범죄자와 그를 따르는 수많은 추종자’ 같은 극 요소들에서 관객은 최근 사회를 큰 충격에 빠뜨린 n번방 사건도 떠올리게 된다. 지난해 촬영된 영화는 공교롭게도 더 큰 시의성을 품고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허가윤은 “우리 영화와 비슷한 일이 있다는 것에 대해 놀랍기도 하다”며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이 영화를 보고 SNS가 일상이 된 현재에 경각심을 던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불꽃추적단이라고 해서 영화 속 캐릭터와 비슷한 분들이 계시더라. 그런 부분도 신기하다”고 얘기했다.

‘핫 이슈’ 등 숱한 곡을 히트시킨 그룹 포미닛 멤버였던 허가윤은 2016년 팀 해체 후 배우로 전향했다. 어릴 때부터 오랜 시간 품어온 꿈이었다. 배우로 길을 튼 이후 드라마 ‘빛과 그림자’ ‘식샤를 합시다2’와 영화 ‘아빠는 딸’ ‘배반의 장미’ ‘마약왕’ 등에 출연하며 차곡차곡 실력을 쌓았다.

첫 주연작임에도 ‘서치 아웃’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펼친 허가윤은 이날 인터뷰 내내 연기에 대한 열정과 진심을 드러냈다. 허가윤은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것이 아무래도 가장 큰 숙제라고 느낀다”며 “아이돌 출신이라는 것이 득일 때도 있고, 실일 때도 있는데, 당분간은 노래하는 모습보다는 연기만을 보여드리려 한다. 연기자로서는 신인이고 다시 시작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배우 허가윤. 디엔와이, 스톰픽쳐스코리아 제공


허가윤에게 연기는 자신을 알아가는 공부이기도 했다. 허가윤은 “연기 선생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서 나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 중”이라며 “노래는 비교적 ‘잘한다, 못 한다’의 기준이 확실한 편인데, 연기는 보는 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지금은 내가 무엇을 잘하고, 또 무엇을 못 하는지 알아가는 단계인 것 같다”고 했다.

그렇다면 허가윤이 배우로서 보여주고픈 모습은 무엇일까. 그는 “포미닛으로 보여드린 이미지가 아니라, 허가윤 본연의 모습을 자주 보여드리고 싶다”며 “의외의 모습이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 포미닛의 멤버가 아닌, 진실하고 담백한 배우 허가윤으로 대중에게 다가가고 싶다는 뜻이었다.

“아이돌 활동을 할 때가 회사에서 만든 콘셉트와 노래를 습득해 반복하는 것이었다면, 연기는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라 매력 있어요. ‘허가윤에게 저런 얼굴도 있네?’라는 말을 듣는, 그런 신선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