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4·15 총선 종로 출마설에 “생각이 있었다”고 10일 밝혔다. 그러면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오면 꼭 한 번 해 보고 싶은 생각이 없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민주화운동으로 구속됐을 당시 담당 수사 검사였던 황 대표와의 맞대결을 원했다는 것이다.
임 전 실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출마 생각이 있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물론 생각이 있었다”고 답했다. 지난해 1월 대통령 비서실장직에서 사임한 임 전 실장이 같은 해 6월 서울 종로구 평창동으로 이사를 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그의 종로 출마설이 돌았다.
임 전 실장은 “(황 대표는) 과거 민주화운동을 하다 구속됐을 때 제 담당 수사 검사였다”며 “황 대표가 오시면 저도 꼭 한 번 해 보고 싶은 생각이 없지 않았다”고 말했다. 민주화운동가와 공안검사 간 빅매치 성사를 기대했다는 의미다. 다만 임 전 실장은 “더 좋은 분(이낙연 전 국무총리)이 오셨으니 굉장히 만족한다”며 “저보다 훨씬 잘하시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임 전 실장은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거대위원장을 향해 “따갑게 비판할 건 하더라도 전체적으로 국력을 모으자는 역할을, 선거라고 하더라도 국민을 믿고 좀 어른 역할을 해주면 어떨까”라며 쓴소리를 날렸다. 통합당 총선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 위원장이 정권심판을 강조하며 문재인정부와 여당을 공격하는 것을 비판한 것이다. 임 전 실장은 또 “야권이 전체적으로 좀 막말과 정권심판이라는 무리한 수를 두는 것 같다”며 “심지어 원내대표라는 분이 ‘1당 되면 탄핵 추진하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과연 국민의 공감을 얻고 있다고 보는지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임 전 실장은 총선 판세에 대해 “아직은 잘 모르겠다”면서도 “(코로나19 관련 정부 대응에 대해) 국민들 스스로 자부심도 가지시고 대통령이나 정부가 투명하게 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상당한 점수를 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자신의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그는 “우선 지금 총선에 몰두하겠다”며 “뜬 여론에 대해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