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투자금 뺀다” 글로벌 금융위기 3배 이상

입력 2020-04-10 10:18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 총재. 연합뉴스

글로벌 투자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보다 3배 이상 더 많은 투자금을 회수했다. 코로나19 사태가 경제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9일(현지시간) 배포된 연설 자료에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경제 위기가 지난 세기에 발생한 어떤 위기와도 다르다며 경기 회복을 위한 대대적인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에서 투자자들이 1000억달러(121조)의 투자자금을 빼냈는데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같은 기간에 비해 3배 이상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 국가가 코로나19와 싸우고 경제를 구하는 것을 돕기 위해 수천억달러 이상이 외부에서 투입돼야 할 것”이라며 그들은 긴급한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현재 90개국 이상이 자금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면서 IMF 집행위원회가 약 1000억달러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자금을 2배로 늘리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또 IMF는 자금난을 완화하기 위해 예방적 대출과 단기 대출, 특별인출권 예비자산 활용을 검토하고 있다며 부유한 나라가 최빈국의 부채상환 보류에 동의할 것을 촉구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전 세계 국가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8조 달러에 달하는 재정적 조치를 취했다고 소개하면서 필수적 봉쇄 조치의 계속, 보건시스템 지원, 대규모 재정·통화 조치 등을 주문했다.

국제통화기금 로고. 연합뉴스

그는 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세계 경제가 1930년대 대공황(Great Depression) 이래 최악의 경제적 결과를 보일 것”이라며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했다.

코로나19 영향이 거의 없던 지난 1월 IMF는 당초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작년보다 0.4%포인트 오른 3.3%로 전망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코로나19의 중국 확산이 심각하던 지난 2월 22일만 해도 코로나19 확산을 반영한 시나리오에 근거해 성장률이 0.1%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겨우 3개월 전 우리는 회원국 중 160개국 이상의 1인당 소득이 플러스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오늘 그 숫자는 완전히 뒤집혔다. 우리는 170개국 이상이 마이너스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한다”고 말했다. IMF 회원국은 189개국이다.

그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올해 2분기 잦아들어 억제조치가 점진적으로 제거된다고 해도 내년도 세계 경제는 부분적 회복에 그칠 것이라며 코로나19 지속성 등에 관한 불확실성은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의미라고 경고했다.

또 코로나19가 미칠 소매, 접대업, 운송, 관광 산업에 대한 타격과 자영업, 중소기업에 관한 영향을 강조한 뒤 “암울한 전망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에 비슷하게 적용된다. 이 위기는 경계가 없고 모두 타격을 받는다”고 말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