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이틀 연속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투기 등급인 회사채, 이른바 정크본드까지 지원 범위를 넓히자 투자 심리가 되살아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지시각으로 9일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285.80포인트(1.22%) 상승한 23,719.3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9.84포인트(1.45%) 오른 2789.8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62.67포인트(0.77%) 상승한 8153.58에 각각 마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실물경제 타격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상승폭은 크지 않았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3월 29일~4월 4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661만건을 기록했다. 이로써 지난 3주간 1680만명이 실직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국제유가의 움직임도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유국들의 감산 규모가 하루 1000만배럴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국제유가는 폭락했다. 다만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파격적인 유동성 공급 조치가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연준은 이날 오전 성명을 통해 기업체 대출과 회사채·지방채 매입 등에 2조3000억 달러(2800조 원)의 유동성을 추가로 투입한다고 밝혔다.
연방의회를 통과한 ‘경기부양 패키지 법안’에 따라 재무부 자금을 종잣돈으로 최대 10배 안팎의 유동성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특히 투기등급 회사채(정크본드)까지 지원 범위를 넓혔다. 경제매체 CNBC방송은 “연준이 정크본드까지 쇼핑리스트에 포함하면서 훨씬 더 큰 바주카포를 쐈다”고 전했다. CNBC 간판 앵커 짐 크레이머는 “아주 인상적”이라며 “가장 공격적인 연준”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이로 인해 주간으로는 10%대 상승하는 초강세를 보였다. 이번 주 다우지수는 12.7%, S&P500 지수는 12.1% 상승률을 기록했다. S&P500지수의 주간 상승폭은 1974년 이후로 46년 만에 최대폭이다. 앞서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긍정적 시그널이 이어지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유럽 증시도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81% 오른 5837.09로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2.24% 오른 1만564.74로,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 1.44% 상승한 4506.85로 마감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 50지수 역시 1.46% 상승한 2892.79를 기록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