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사우디 감산 합의…OPEC+ 하루 2000만 배럴

입력 2020-04-10 05:14
뉴시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감산에 합의하면서 ‘석유 전쟁’이 잠시 멈춘 것으로 전해졌다. 감산량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요구했던 양보다 많은 2000만 배럴이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로이터통신,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 등 비회원 산유국들의 모임인 OPEC+는 현지시각으로 9일 향후 석유 생산 정책을 논의하는 긴급 화상 회의를 열어 하루 최대 2000만 배럴에 달하는 원유 생산 감축에 합의했다. 이날 OPEC와 주요 산유국의 모임인 ‘OPEC+’ 화상회의는 미국 동부시간 기준 9일 오전10시45분부터 열리고 있다.

이는 하루 세계 석유 수요(약 1억 배럴)의 20%에 달하는 물량이다. 러시아는 4월 평균 생산량에서 하루 평균 200만배럴을, 사우디는 400만 배럴을 감축하기로 했다. 이 합의는 석유 수출국들이 하루에 2000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하면서 이뤄졌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와 러시아에 하루 1000만~1500만 배럴 원유 감산을 요구한 것보다 많은 양이다. 이날 회의에 앞서 사우디와 러시아에서는 원유 감산에 대한 긍정적 신호가 나왔다. 사우디 내부 소식통은 회의 직전 로이터통신에 “사우디가 하루 400만 배럴을 감산할 의향이 있다”말했다. 러시아 에너지부 소식통도 “하루 160만 배럴을 감산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원유 감사 기대감에 국제 유가도 급반등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2% 뛴 배럴당 28.36달러 올랐다. 브렌트유도 8.3% 올라 배럴당 35.69달러다. 앞서 지난달 초 러시아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요 축소에 대응해 원유 감산 제안에 거부하면서 국제유가가 크게 하락했다. 러시아 때문에 사우디도 산유량을 늘리겠다고 응수하면서 ‘유가 전쟁’이 촉발됐다. 감산 합의마저 실패하면서 유가는 한때 배럴당 20달러대로 추락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