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재택생활이 크게 늘어나면서 인터넷 사용법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스마트폰만 보던 사람들이 다시 컴퓨터 이용을 늘렸고, 연결에 대한 욕구가 커지면서 영상 기능 매체가 약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월 15일부터 3월 24일까지 두 달간의 온라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업무, 오락, 메신저 등 3가지 영역에서 두드러진 변화가 나타났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먼저 재택생활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스마트폰보다는 컴퓨터 모니터를 사용하는 경향이 늘어났다. 조사 기간 두 달간 웹사이트를 통한 페이스북과 넷플릭스의 트래픽은 각각 27%, 16%가 늘었다. 그러나 앱을 통한 트래픽은 1.1%,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유튜브도 웹 트래픽은 15.3% 증가한 반면, 앱 트래픽은 되려 4.5% 하락세를 보였다.
NYT는 스마트폰의 최대 특성인 휴대성이 그 이점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재택에서 모든 일상이 이루어지는 이상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에 몰두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무서운 기세로 점유율을 높혀가던 스마트폰의 기세가 한풀 꺾이는 모양새다.
메신저의 경우 텍스트를 중심으로 한 전통 매체보다 영상 기능이 있는 매체가 약진했다. 기약 없는 재택생활로 인해 사람들의 ‘연결 욕구’가 표출된 결과로 보인다. 실제로 조사 기간 동안 ‘구글 듀오(Google Duo·영상통화 서비스)’, ‘하우스파티(Houseparty·게임용 영상채팅)’의 트래픽은 각각 12.4%, 79.4% 증가했다.
인터넷을 이용한 화상회의와 원격학습 수요 또한 크게 늘어났다. 학생들이 ‘구글 클래스룸(Google Classroom·온라인 원격교실)’을 통해 숙제를 제출하고, 회사원들이 ‘줌(Zoom·온라인 회의 플랫폼)’으로 회의를 진행되는 모습은 이제 일상이 됐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지난 1월까지만 해도 하루 200만번 미만으로 실행되던 줌은 두 달 만에 일일 실행 횟수 600만회를 넘어섰다. 300% 이상의 폭발적인 성장세다. 또 다른 재택수업·업무용 시스템인 구글 클래스룸, 구글 행아웃 등도 일일 실행 횟수가 200만회가량 증가했다.
온라인 의존 생활이 확대되면서 저소득층 등 디지털 기기 접근성이 낮은 계층의 ‘정보 격차’ 우려도 커지고 크다. 도시교육 시민단체 관계자는 “소득 격차가 정보 격차로, 정보 격차가 학습 격차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며 “공교육 부문에 대한 정부의 대규모 투자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NYT는 미 교육 당국이 저소득층 가정에 노트북, 태블릿 등 디지털 학습 기기를 대여하고 이동통신사의 협조를 얻어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하는 등 학습권 보장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