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학이 시작된 9일 교사들의 의견은 “걱정만큼 나쁘진 않았다”는 쪽으로 모였다. 문제는 분명 있지만 아예 수업을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은 피했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3학년들에게 국어를 가르치는 A씨(30)는 “‘구글 클래스룸’을 이용해 단방향 수업을 진행했는데 기술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었다”며 “생각 이상으로 평화로웠다”고 평했다. 경기도 성남에 있는 성남외고 중국어 교사 나현선(52)씨는 “아이들이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라 그런지 금방 적응하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려도 있었다. 당장 플랫폼 자체의 한계가 아쉬웠다. 대표적인 학습관리시스템(LMS) ‘EBS 온라인 클래스’는 이날 오전 1시간 가량 접속이 지연됐다. 경기도 안산의 한 고등학교 국어 교사 B씨는 “학생들이 ‘접속이 안된다’는 연락을 해왔다”며 “300만명이 동시에 접속했다고 하니 당연히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자체적으로 제작하는 콘텐츠가 전문적 온라인 사교육에 익숙해진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을까 걱정이라는 교사들도 있었다. 서울 마포구 서울여고의 송원석 연구부장은 “고교생들은 스튜디오에서 조명과 음향을 전문적으로 갖춰 찍은 인터넷 강의를 많이 접한 세대”라며 “일반 교실에서 열악한 장비로 촬영하다 보니 영상의 품질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이날 오전 취재진이 찾은 서울여고에서도 크고작은 해프닝이 일어났다. 실시간 쌍방향으로 진행한 조회가 끝날 때까지 일부 학생이 접속하지 않아 담임 교사가 유선으로 연락을 했다. 영상의 소리가 학생들에게 들리지 않아 교사가 구두로 내용을 설명해주기도 했다. 마이크 작동 오류, 오디오가 맞물려 나는 소음 때문에 잠시 출석 확인을 멈춘 경우도 확인됐다. 다음주 수업에 사용할 영상 업로드가 2, 3시간 후에도 완료되지 않아 중단되는 일도 있었다.
송 부장은 “등교 수업보다 전달 효과가 많이 부족할 것”이라며 “더 다양한 시청각자료를 활용하고, 교사 주도의 강의와 학생 주도적 활동의 비율을 조정하는 등의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