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사망자 증가세도 멈추지 않고 있다. 고령자가 아닌 40~50대도 9일 현재까지 16명이 사망했다. 격리해제 이후 재양성을 받는 사례가 총 74건으로 파악돼 방역 당국이 대응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신규확진자가 전일 대비 39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4일째 신규확진자는 50명 안팎 수준이다. 지난 2월 20일 이후 신규확진자 수가 30명대로 낮아진 건 50일 만이다.
확진자 증가세는 다소 가라앉았지만 사망자도 200명을 넘어섰다. 사망자는 그동안 65세 이상에서 주로 발생했지만 최근 40대에서 사망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까지 40대 사망자는 3명, 50대 사망자는 13명이다. 치명률(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은 낮지만 비교적 젊은 환자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확진자의 경우 나이가 어리다고 반드시 경증을 앓고 지나가는 것도 아니었다. 적은 비율이지만 중증 이상의 심한 감염 증상을 앓기도 했다. 실제 이날 현재 50대 미만의 중증·위중 환자는 13명에 달했다. 20대는 위중, 중증 환자가 각 1명씩 있었고, 30대는 중증 환자 1명, 40대는 위중 환자 2명, 50대는 중증과 위중이 각 4명씩 있었다.
치명률이 20%가 넘는 80대에서는 확진자가 퇴원 후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해 방역 당국이 바이러스 재활성화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전날 사망한 85세 여성은 10년 동안 경북 경산 서린요양원에서 생활하다 지난달 2일 확진 후 치료를 받았다. 2번의 진단검사에서 음성이 나와 같은 달 30일 격리해제됐지만 기침 등 증상이 여전해 다른 요양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사망했다. 사망에는 코로나19 관련성, 기저질환인 심뇌혈관 질환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브리핑에서 “격리해제된 이후 다시 양성으로 확인된 사례에 대해서는 개별 사례를 바탕으로 역학적, 임상적 특징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조사 결과와 전문가 의견 수렴을 통해서 격리해제된 이후 환자에 대한 검사, 관리 대책을 보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브리핑에 참석한 이혁민 연세대 의대 진단검사의학교실 교수도 “증상을 약하게 앓고 지나가는 사람은 코로나19 면역력이 완전히 생기지 않을 수 있어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재활성화가 가능하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 자체가 재활성화를 일부 일으키는 특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상기도에서 채취한 검체에서 바이러스가 나오지 않더라도 진단검사 기계가 잡지 못하는 아주 미세한 양의 바이러스는 몸에 돌아다닐 수 있다”며 “고령자 만이라도 퇴원기준을 강화해 진단검사뿐만 아니라 혈액검사를 통한 염증 수치 확인, 저선량(저방사선) 폐CT 결과 등을 종합해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예슬 최지웅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