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해제 첫날 혼인신고 급증… 베이징은 우한발 진입 제한

입력 2020-04-09 15:58 수정 2020-04-09 16:07
우한 봉쇄 해제 첫날 혼인 신고를 마친 우한 시민.웨이보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 중국 우한이 봉쇄에서 풀린 첫날 혼인 신고가 급증하며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기대를 반영했다.

봉쇄가 풀렸지만 우한에서 수도 베이징으로 복귀하는 인원은 하루 1000명 이내로 제한되는 등 우한발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는 여전했다.

9일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온라인 결혼 등록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온라인 결제 플랫폼 알리페이는 우한 봉쇄가 해제된 8일 방문자가 한꺼번에 몰려 프로그램이 거의 마비될 뻔했다고 밝혔다.

알리페이는 “이전에 이혼 신청이 급증한 이후 결혼 서비스 수요가 이렇게 많을지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알리페이는 춘제(春節·설) 이전에 비해 3배 가까운 방문자가 몰려 일시적 장애가 발생하자 문제 해결을 위해 엔지니어를 투입했다.

우한은 지난 1월 23일 이후 76일간 이뤄졌던 봉쇄 조치를 전날 해제하고 외부로 통하는 항공, 철도, 도로 등의 운영을 재개했다.

우한은 도시 봉쇄 해제에 앞서 지난 3일 혼인 신고를 다시 받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건강을 증명하는 코드가 있으면 혼인 신고를 할 수 있다.

우한 지역 구청의 혼인신고 창구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사전 예약제와 함께 시간당 처리 건수를 2건으로 제한했고, 증명서 발급시 진행하는 선서 의식도 당분간 생략하기로 했다.

전날 결혼 증명서를 받은 한 여성은 “봉쇄 해제 첫날이어서 매우 의미 있고, 결혼기념일로 좋을 것”이라며 “삶이 다시 원래 궤도로 돌아왔고, 새로운 시작이다. 나는 아내이자 딸, 며느리로서 세 가족을 책임지는 사람이 됐다”고 말했다.
우한 봉쇄 해제 첫날 톨게이트를 빠져나가는 차량들.신화연합뉴스

우한은 봉쇄에서 해제되며 기대에 부풀고 있지만, 베이징시가 우한 주민의 복귀 인원을 하루 1000명으로 제한하는 등 외부 지역의 경계심은 완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베이징시 당국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8일부터 하루 베이징으로 복귀하는 우한 주민의 인원수를 1000명으로 제한한다”며 “복귀 희망자는 베이징시 건강 관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사전 신청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베이징 복귀를 원하는 우한 주민은 7일 내 진행한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야 하고, 건강관리 앱에 사전 신청 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우한 주민 복귀시 이용 가능한 교통수단도 기차와 자가용으로 제한하고 기차는 좌석 점유율이 50%를 넘지 않도록 했다. 전날 우한에서 베이징으로 복귀한 인원수는 866명이었다.

베이징시 당국은 “현재까지 베이징으로 복귀한 우한 체류 주민은 1만1000여 명이며, 시기를 나눠 순차적으로 우한 주민을 복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