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에 꽃바람이 불고 있다. 기업과 경제단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본 화훼 농가를 돕기 위해 ‘화훼농가 돕기 릴레이 캠페인’에 동참하면서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9일 “코로나19로 각종 행사가 취소되면서 화훼농가가 어려움에 처해있는 이때에 릴레이에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라며 화훼농가 돕기 릴레이 캠페인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롯데는 이날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타워 위생·방역 담당 파트너사 직원들에게 남대문 꽃시장에서 구매한 꽃다발과 함께 선물을 전달했다. 황 부회장은 “위생·방역 시스템 강화로 고생하시는 담당 파트너사 직원분들께 이번 기회를 통해 감사의 마음을 담은 꽃다발과 선물을 전하게 돼 기쁘다”며 “활짝 핀 봄꽃처럼 대한민국이 활력을 되찾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캠페인은 코로나19로 졸업식과 입학식 등이 대부분 줄줄이 취소되면서 매출이 급감한 화훼농가를 돕기 위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2월 중순 처음 제안했다. ‘아이스버킷 챌린지’처럼 동참할 다음 사람을 지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황각규 부회장은 삼성전자 고동진 IM부문 대표(사장)의 지목을 받아 릴레이 캠페인에 참여했다.
고 대표는 지난 3일 페이스북에 “삼성전자는 2월부터 각 사업장의 사무실, 회의실, 식당에 매주 꽃을 두고 있다”며 “꽃 한 송이로 사무실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는 임직원의 이야기를 듣고 꽃이 가진 힘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했다. 고 대표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의 지명을 받아 캠페인에 참여했다. 박 사장은 지난달 27일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지명을 받아 캠페인에 참여했다.
1명이 다음 주자로 2명 이상을 지목하면서 아름다운 꽃다발 릴레이가 급속히 퍼지고 있다. 황 부회장은 릴레이 다음 주자로 권영수 LG그룹 부회장과 안병덕 코오롱그룹 부회장을 지목했다. 이날 정재송 코스닥협회 회장의 지명으로 캠페인에 참여한 박미경 한국여성벤처협회장은 다음 주자로 조홍래 이노비즈협회 회장과 석용찬 메인비즈협회 회장을 추천했다.
코로나19로 2~3월 졸업과 입학 시즌 특수를 누리지 못했던 화훼농가들은 기업인들의 활발한 캠페인에 반색하고 있다. 이우곤 한국화훼협회 사무총장은 “기업인들이 너도나도 나서서 꽃 구매도 하고, 홍보도 해주시니까 참 고맙다”며 “꽃을 선물하는 캠페인이 확산되면서 꽃을 직접 받고 기쁨을 느낀 분들이 많아지면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꽃을 사실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강주화 정진영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