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등 성범죄자 221명 검거 “미성년은 신상공개 안해”

입력 2020-04-09 13:54
여성을 협박해 성 착취 불법 촬영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 등 SNS에서 이뤄진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해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221명을 검거하고 그 중 32명을 구속했다. 다만 가해자 전원에 대한 신상공개는 어려울 전망이다.

9일 경찰청 디지털성범죄특별수사본부는 “텔레그램 ‘박사방’ 사건을 포함해 지금까지 274건을 수사했다”며 “34건은 검찰에 송치하고 240건은 계속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텔레그램 성 착취물 유통 및 소지 등과 관련된 자수자는 지난주보다 1명이 더 늘어 5명이 됐다.

범죄 유형별로 분류하면 ‘박사’ 조주빈처럼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경우가 3건, 이렇게 제작된 성 착취물을 재유포한 경우가 10건이다. 개인 간 성행위 등을 상대방 동의 없이 촬영해 소장하고 있다가 지인 등에게 전송한 경우는 144건, 화장실 ‘몰카’(몰래카메라)나 ‘딥페이크’(특정 인물의 얼굴 등을 영상에 합성하는 기술) 등 기타 디지털 성범죄는 117건이다.

경찰은 검거된 이들에 대해 각각의 상황에 맞춰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최근 디지털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미성년 가해자들이 몇몇 붙잡힌 상황이지만, 이들에 대해서는 신상공개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미성년자는 신상공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 7일 경기북부지방경찰청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단은 채팅앱 ‘디스코드’를 통해 아동 성착취물을 판매하고 유포한 10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 중 상당수가 10대였고, 직접 채널을 운영한 3명 중 한 명은 촉법소년(10세 이상 만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으로, 지난해 범행 당시엔 초등학생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주빈이 지목한 공동 운영자 중 한 명인 ‘사마귀’와 n번방 시초로 불리는 ‘갓갓’은 아직 검거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여러 자료를 맞춰보며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디지털 성범죄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하는 ‘텔레그램 자경단’ 회원들에 대해서도 책임수사관서를 지정해 수사하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