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9일 “2분기 중 전 세계에 걸쳐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 3분기 들어서면 경제활동이 점차 개선된다는 게 현재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나리오”라며 “그런 가정 하에 전망하더라도 우리나라 연간 GDP(국내총생산)성장률이 1%대로 가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은은 앞서 배포한 자료에서 “금년 중 GDP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2.1%)를 큰 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며 성장 전망경로의 불확실성도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0%대냐, 1%대냐는 코로나19 진행 상황에 따라 대단히 가변적이라 말씀드리기 조심스럽다”며 “거듭 얘기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달린 만큼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0.75%로 동결했다. 이 총재는 “코로나19에 대응한 재정·금융통화 정책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효과를 지켜보면서 판단하는 게 바람직하다 생각해 기준금리를 기존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를 비롯한 금통위원 7명 중 조동철 신인석 위원 등 2명은 0.25% 포인트 더 낮추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 총재는 “한은은 코로나19 영향력 확대에 대응해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용함으로써 거시경제 하방리스크와 금융시장 변동성을 완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