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일부 국가 봉쇄 완화 나섰지만… 英·佛은 이동제한 연장

입력 2020-04-09 12:36 수정 2020-04-09 16:04
영국 런던 테스코 매장에 8일(현지시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알리는 표시들이 설치돼 있다. 신화 연합뉴스

유럽 일부 국가들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시행했던 봉쇄 조치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영국, 프랑스 등은 이동제한를 연장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봉쇄 완화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내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8일(현지시간)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이 조만간 코로나19와 관련해 봉쇄를 더욱 강화하는 조치를 9일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코로나19로 입원 중인 보리스 존슨 총리 대행으로 나서는 첫 번째 기자회견이다.

가디언은 “이날 하루 사망자 수는 938명으로 이탈리아나 스페인에서 사망자 수가 가장 많을 때와 비슷한 수치”라면서 “전문가들은 영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에 도달하는 데 최소 일주일 이상 걸릴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동제한은 최소 이달 말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영국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이날까지 6만733명, 사망자 수는 7097명을 기록하고 있다.

AFP통신은 프랑스 정부가 오는 15일까지로 예정됐던 전국 이동제한령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13일 세 번째 코로나19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엘리제궁 측은 “마크롱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 앞서 프랑스와 유럽의 공공·민간영역의 전문가들과 협의해 추가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프랑스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이날까지 11만2950명, 누적 사망자 수는 1만869명이다.

오스트리아는 부활절 이후 중소 상점의 영업을 재개할 방침을 밝혔다. 덴마크도 보육시설과 학교들을 다시 열고, 체코는 여행 금지 조치를 해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탈리아에서도 경제 회복을 위해 봉쇄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유럽 일부 국가들이 여전히 많은 제약 조건을 단 채 코로나19 제한 조치를 완화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유럽 정부들은 시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경제도 회복하고 싶어하지만 바이러스의 확산을 다시 촉발시킬 위험이 있다는 사실이 그 희망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전했다.

크리스티안 린트마이어 WHO 대변인은 전날 화상 브리핑에서 “가장 중요한 점 중 하나는 너무 일찍 대책을 내려놓음으로써 바이러스가 재확산하게 만들지 않는 것”이라면서 “너무 일찍 병상에서 일어나 돌아다니면 병이 도지고 합병증을 갖게 될 위험이 있는 것과 비슷하다”고 경고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