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학 첫날 일선 학교는 EBS 온라인클래스, E학습터, 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했다. 로그인은 대체로 원활했지만 진행 과정에서 일부 오류가 발생했다. 온라인 수업은 실시간 쌍방향형, 콘텐츠 활용형, 과제를 하는 과제 수행형으로 다양하지만 경험이 별로 없는 학교는 대부분은 기존 EBS 콘텐츠를 활용하는 수준에 머물러 수업 집중도가 낮고 형식적이라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업계에서는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해 수업의 질을 높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서울 A중 3학년인 이고든(15)군은 이날 오전 9시 와이파이로 인터넷 연결이 된 컴퓨터로 E학습터에 접속했다. 출석체크는 네이버 밴드로 하고 E학습터에 있는 강의를 들은 뒤 과목별 과제를 제출하면 출석 인정되는 방식이었다. 단 오전 7~9시 사이 출석체크를 하지 못하면 지각으로 간주됐다. 종례도 출석체크와 같은 방식으로 네이버 밴드에서 진행했다.
수업 관련 질의 응답은 E학습터의 Q&A 게시판을 이용했다. 네이버 밴드에서는 주로 출석 인정 방법이나 과제 제출 방식 등을 질문했다. 접속은 원활했지만 9시30분쯤 시청 중이던 영상에서 오류 발생했다. 특정 지점에선 동영상이 끊기거나 반복됐다. 이군은 “중간에 끊겨서 집중이 잘 안 됐다”며 “제대로 공부가 되는지 모르겠다. 선생님 얼굴을 못 보는 것도 아쉽다”고 했다.
서울 B고 3학년 김모(18)군은 지난 7일 EBS 온라인클래스 가입한 뒤 로그인이 안 돼 애를 먹었다. 온라인 개학을 이틀 앞두고 매우 답답했다. 비슷한 시기 EBS 온라인클래스에 가입했던 친구들은 같은 상황을 겪었다. EBS방송 측에 전화해봤지만 비슷한 문의가 몰렸는지 전화 연결조차 되지 않았다. 로그인은 8일에야 가능해졌다.
김군은 9일에는 노트북을 사용해 EBS 온라인클래스에 접속했다. 다행히 수업 수강은 무리 없이 진행됐다. 김군은 카카오톡으로 아침 8시 정각에 조회겸 출석체크를 했고 8시 20분부터 수업을 들었다. B고 다른 반 중에는 실시간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줌(ZOOM)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교사 얼굴만 노출되고 일방적으로 강의하는 형태였다.
학생들이 가장 많이 듣는 EBS 온라인클래스 수업은 일방향이기 때문에 공부가 제대로 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고3 자녀를 둔 경기도 고양 40대 학부모는 “말 그대로 인터넷 강의(인강)로 불리는 콘텐츠를 학생들은 시간에 상관없이 수강하는 구조”라며 “교사는 수강 여부를 확인할 수 있지만 켜놓고 딴짓을 해도 알 수가 없다. 공부가 되겠냐”고 걱정했다.
교사들은 온라인 수업의 양과 질에 대해 고민이 크다. 일선 학교 관계자는 “교사들의 고민은 EBS 온라인클래스의 경우 20분 영상이 최대 크기라 수업 전체를 올리기가 불편하고 사설 플랫폼은 비용과 경험 부족으로 사용하기 부담스럽다는 것”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온라인 개학을 계기로 일선 학교에서 다양한 온라인 수업 플랫폼을 활용해 원격 수업의 질을 높일 것을 권장한다. 네이버 밴드의 경우 대용량 영상 업로드가 가능해 시간 제약을 덜 받을 수 있다. 카카오 라이브도 사용 방법이 비교적 간편해 시도하기 좋다고 권장한다. 구글 클래스룸, Ms 팀즈는 제한적이나마 댓글 등으로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다. 줌은 실시간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다.
권민지 강주화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