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9일 전국 중·고교가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개학을 맞았다. 하지만 경험 부족과 온라인 수업 시스템 미흡으로 교사도 학생도 혼란을 겪었다. 강의 자료가 제시간에 올라오지 않거나 수업자료에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가 발생하는가 하면 반별로 진행돼야 할 수업에 다른 반의 학생들까지 동시에 몰리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서울 강북구 소재의 한 중학교 3학년 학생인 A양은 온라인 개학 첫날 오전 8시20분부터 컴퓨터 앞에 앉아 수업을 준비했다. A양은 먼저 8시30분부터 9시까지 열린 구글 클래스 아침조회 출석체크 링크에 들어가 출석체크를 마쳤다. 이후 교사와의 소통은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을 통해 이뤄졌다. 접속 불량 등 문제가 발생하면 교사가 카톡방에서 애로사항을 접수해 해결하는 식이었다.
온라인 수업이 시작됐지만 교사들이 미리 만들어둔 강의자료 길이는 제각각이었다. 원래 한 교시당 수업시간은 45분인데, 30분짜리 자료를 만들어 올린 교사도 있었고, 15분짜리 자료를 올린 교사도 있었다. A양은 “학교에서 받는 수업이라기 보다는 마치 자기주도 학습 같다”고 말했다. 구글 클래스룸에 교사가 수업 링크를 올리면 학생들이 클릭해 수업을 듣는 식인데, 수업시작 전까지 해당 방에 초대를 받지 못한 학생들이 우왕좌왕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오전 9시부터 구글 클래스룸을 통해 진행된 8분짜리 1교시 음악수업은 별다른 문제 없이 진행됐다. 하지만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2교시 정보 수업에서 일부 학생들은 혼란을 겪었다. 교사는 정보 수업 강의자료를 9시20분쯤 미리 올려뒀으나 A양 반 학생 중 일부는 “자료가 아예 열리지 않는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각 반별로 강의자료를 따로 올려야 하는데, 링크를 한꺼번에 올리면서 62명의 학생들이 한번에 출석체크를 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A양이 다니는 학교는 한 반에 학생이 20명이다. A양은 “선생님들이 아직 구글 클래스룸에 익숙지 않으셔서 이런 문제가 계속 발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의가 끝난 뒤 관련 테스트가 진행될 때도 문제가 발생했다. 20점 만점에서 16점 이상을 받아야 수업을 들은 것으로 보는데, 출석인정 기준 이상 점수를 받았는데도 출석이 인정되지 않는 오류가 발생하기도 했다. A양의 학교는 구글 클래스룸과 EBS 온라인클래스 수업을 병행하는데, 두 곳 모두 수업 중간중간에 접속이 끊기는 상황도 종종 있었다. A양은 “두 사이트를 같이 이용하려니 너무 복잡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강보현 기자 bob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