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선물’ 온라인 공연 끝으로 막 내린 ‘적벽’

입력 2020-04-09 10:33
정동극장 제공

판소리 뮤지컬 ‘적벽’이 마지막 선물인 온라인 공연을 끝으로 8일 막을 내렸다.

정동극장은 8일 오후 8시 정동극장 유튜브 채널에서 판소리의 부활을 알린 ‘적벽’ 무관중 온라인 생중계를 진행했다. 아쟁, 생황, 대금 등 한국 고유 전통악기에 드럼과 신시사이저가 더해진 사운드와 마지막 인사라도 건내는 듯 오차 없이 안무를 맞추는 배우들의 모습은 아쉬움을 달래주기에 충분했다.

정동극장 제공

‘적벽’은 판소리 다섯 마당 중 장중한 대목이 많은 ‘적벽가’ 중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는 ‘적벽대전’을 그린다. 뮤지컬과 현대무용의 요소를 섞어 재해석하면서 삼국지 세 영웅 유비, 관우, 장비와 조조의 전쟁을 생동감있게 볼 수 있다. 판소리와 부채로 구현되는 전통무대의 역동성이 관전포인트다.

특히 국악 밴드 ‘이날치’의 멤버인 소리꾼 안이호와 번갈아가며 ‘조조’를 연기하는 배우는 ‘희비쌍곡선’ 음악감독인 소리꾼 박인혜다. 성별을 구분짓지 않는 젠더 프리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온라인 중계에는 박인혜가 조조로 나섰다.

‘적벽’은 정동극장이 2017년 창작공연 발굴 프로젝트 ‘창작ing’을 통해 개발했다. 폭발적 인기로 초연한 이래 매년 무대에 오른 정동극장의 대표 레퍼토리다. 지역 공연까지 마니아가 몰려들 정도로 전통 공연으로는 이례적으로 흥행했다.

올해까지 4년 연속 무대에 오를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립예술단체 공연 중단 조치에 따라 총 세 차례 재개를 연기했지만 결국 취소를 결정했다. 김희철 정동극장 대표는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공연 취소를 결정하게 되어 매우 안타깝다”며 “오랜 기간 공연 재개를 기다려온 관객을 위해 무관중 온라인 중계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