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배급 방식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영화 ‘사냥의 시간’의 넷플릭스 공개가 잠정 보류됐다.
넷플릭스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의 판단을 존중해 당초 4월 10일로 예정돼 있던 ‘사냥의 시간’의 콘텐츠 공개 및 관련 모든 행사를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이어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사냥의 시간’을 기다려주신 시청자 여러분께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며, 추후 소식을 전하겠다”고 덧붙였다.
‘사냥의 시간’은 지난 2월 26일 국내 개봉할 계획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다. 결국 한국영화 신작으로는 최초로 극장 개봉 없이 넷플릭스 독점 공개를 선택했다. 오는 10일 전 세계 190여개국에 공개될 예정이었다.
‘사냥의 시간’의 해외 세일즈사 콘텐츠판다는 “이중 계약”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서울중앙지법 제50민사부(이승련 부장판사)는 콘텐츠판다가 이 영화의 해외 배포와 관련해 배급사 리틀빅픽쳐스를 상대로 낸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재판부가 이 영화에 대해 “극장·인터넷·텔레비전(지상파, 케이블, 위성 방송 포함)을 통해 상영·판매·배포하거나 비디오·DVD 등으로 제작·판매·배포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공개해서는 안 된다”고 결정하면서 넷플릭스를 통한 해외 공개가 불가능해졌다. 국내 공개는 가능하지만, 넷플릭스는 공개 자체를 보류하는 결정을 내렸다.
‘사냥의 시간’은 올 상반기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 중 하나로 꼽혔다. ‘파수꾼’ 윤성현 감독의 신작으로,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등 충무로를 대표하는 젊은 배우들이 대거 합류했다. 지난 2월 20일 개막한 베를린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섹션에 초청돼 해외 호평을 받기도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