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고3과 중3 학생들이 9일 오전 ‘랜선 개학’(온라인 개학)을 맞았다.
이날 오전 취재진이 찾은 서울 마포구 서울여고에서도 첫 조회와 첫 수업이 진행됐는데, 수업 도중 소소한 연결·프로그램 오류가 발생했지만 수업 진행이 중단될 정도는 아니었다.
오전 8시30분, 심리학 담당인 이경주 교사가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시작했다. 수업에 앞서 출석체크를 했는데, 교사가 학생의 이름을 호명하면 학생이 손을 들고 대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우려와 달리 전원 출석했다.
수업 시작 직후 이 교사의 모니터에는 군데군데 검은색 화면이 떴는데, 아직 수업 플랫폼인 ‘ZOOM’에 익숙하지 않은 탓에 학생들이 카메라 버튼을 꺼놨기 때문이다. 일부는 마이크와 스피커 방향이 겹쳐 ‘삑-’하는 소음이 발생하기도 했다.
또 수업 시간에 틀어준 동영상에서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는 학생들도 있었다. 이 교사는 곧바로 동영상을 다시 재생했지만, 이번엔 아예 재생이 안됐다. 결국 이 교사가 음성으로 동영상 내용을 설명했다.
이같은 일부 기술적인 문제를 제외하면 첫 수업은 별다른 사고 없이 진행됐다. 다만 학생도 교사도 처음 경험하는 온라인 수업에 다소 당황한 듯 보였다. 이 교사는 “처음엔 복잡해 보이지만, 학교의 전반적 지원이 있으면 온라인 수업이 충분히 잘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이 학교에서 온라인 수업을 총괄하는 송원석 연구부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콘텐츠 제작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수업의 질보다는 열악한 조명과 음향이었다”며 “고교생들은 이미 스튜디오에서 조명과 음향을 전문적으로 갖춘 인터넷 강의를 많이 접한 세대인데, 보통 교실에서 열악한 장비로 촬영하다보니 영상의 품질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또 수업 자료를 서버에 올리는 문제도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 송 부장은 “오늘 오전까지도 2~3시간씩 영상이 탑재가 안되고 있다”며 “다만 이번주 강의는 다 올라가 있어 학생들 입장에선 큰 문제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음주부터 순차적으로 다른 학년의 온라인 개학이 이뤄지는만큼 서버 확충 문제가 가장 시급한 문제로 꼽힌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