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억제 하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을 둘러싼 미국 내 갈등이 폭발하고 있다. 이로 인한 싸움은 폭행을 넘어 살인 사건으로까지 커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3일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에서는 한 의사와 10대 흑인 소녀 사이에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부인과 산책을 나온 의사가 한 데 모여 있는 10대 소녀 9명을 발견하면서 부터다. 의사는 이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할 것을 권유했고 옆에 있던 부인은 이 과정을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당시 흑인 소녀는 의사 부인의 휴대전화를 빼앗았고 이에 격분한 의사는 다른 소녀들을 밀쳐내고 흑인 소녀를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는 그의 목을 조르고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둘러싼 싸움은 지난달 28일 뉴욕 브루클린의 한 병원에서도 있었다. 30대 여성이 자신에게 너무 가까이 왔다는 이유로 80대 할머니를 밀쳤다. 힘에 밀려난 할머니는 머리를 복도 바닥에 세게 부딪혔고 의식을 잃은 지 몇시간 만에 결국 사망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미국 경찰은 사회적 거리두기 위반자를 대상으로 강력한 법 집행에 나섰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과잉 단속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한 예로 최근 경찰은 6살 딸이 보는 앞에서 아빠에게 수갑을 채웠다가 대중의 공분을 샀다. 지난 5일 콜로라도주 브라이턴의 한 공원에서 있었던 일로, 인근에 거주하는 30대 남성이 딸과 공놀이를 하다가 경찰에게 적발된 것이다.
경찰은 코로나19로 공원이 폐쇄됐는데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지 않았다며 남성을 체포했다. 그러나 규정상 4인 미만이 모여 운동하는 것은 허용된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다짜고짜 수갑을 채운 경찰에게 비난의 화살이 돌아갔다. 결국 경찰은 공식 성명을 내 사과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