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병사, 선임병 부탁에 작년 수능 대리시험 ‘덜미’

입력 2020-04-09 09:33
연합뉴스

현역 병사가 선임병의 부탁으로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리 응시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군 당국이 수사에 착수했다.

9일 군 당국에 따르면 공군 모 부대 소속 A 병사는 지난해 11월 14일 서울 시내 한 사립고등학교 수능 고사장에서 당시 선임병(현재 전역) B씨를 대신해 시험을 치렀다. A 병사는 지난해 8월 19일 해당 부대로 전입 왔고 B씨는 지난달 12일 전역했다.

수험표에는 시험을 본 A 병사가 아닌 B씨의 사진이 붙어 있었지만, 감독관은 신분 확인 절차에서 적발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교육 당국은 수험생 본인확인 등 수능 시험 감독 업무를 부실하게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번 사건은 지난 2월 11일 국민신문고의 공익제보로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돼 처음 인지됐다. 서울시교육청은 관련 제보를 넘겨받아 조사한 뒤 군사경찰에도 수사를 의뢰했다.

군 관계자는 “공군 모 부대에서 근무하는 병사가 당시 선임병으로부터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대리 응시를 부탁을 받고 부정 응시했다”면서 “국민신문고 민원 신고를 접수한 서울시교육청이 4월 2일 군사경찰에 고발했다”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또한 공군 측은 “병사의 2020학년도 수능 대리시험 사실이 있다”면서 “현 사안은 군사경찰이 조사하고 있고, 법과 규정에 따라 엄정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군사경찰은 A 병사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대가 수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전역한 B씨에 대해서도 민간 경찰과 함께 조사할 예정이다.

A 병사는 군사경찰 조사에서 대리시험 대가로 금품을 받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