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이간책…“샌더스 지지자들, 공화당으로 오라”

입력 2020-04-09 07:25 수정 2020-04-09 09:53
트럼프 “민주당 지도부가 원하는 결론 나와”
대의원 확보는 계속한다는 샌더스엔 “이건 뭔가”
뉴욕증시엔 샌더스 하차가 호재로 작용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8일(현지시간) 지역구인 버몬트주의 버링턴에서 촬영한 영상 메시지를 통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중도 하차를 발표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중도 하차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지지자들을 향해 “공화당으로 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샌더스 상원의 중도 사퇴 소식이 전해진 이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민주당 인사들을 향해 비난을 퍼부으며 이간책을 시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급진 좌파’로 불리는 샌더스가 더 상대하기 쉬워 내심 샌더스가 민주당 후보가 되기를 기대한다는 추측이 나돌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샌더스가 아웃됐다”면서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에게 고맙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워런이 없었다면, 샌더스가 ‘슈퍼 화요일’에서 거의 모든 주에서 승리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샌더스와 마찬가지로 진보 성향인 워런이 일찍 후보 사퇴를 하지 않으면서 진보 성향의 표가 분산됐던 점을 꼬집고 나선 것이다. 워런은 미국 14개주에서 동시에 경선이 실시됐던 지난 3월 3일 ‘슈퍼 화요일’에서 패배한지 이틀 후인 5일 경선 후보 사퇴를 결정했다.

당시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워런은 매우 이기적이었며 스포일러(자신의 당선 가능성은 낮지만 유력 후보의 당선에 지장을 미치는 방해 후보자)였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샌더스의 사퇴와 관련해 “사기꾼 힐러리의 실패와 같이 (이번에도) 민주당원들과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이 원하는 대로 끝이 났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주류가 샌더스가 이기는 것을 막기 위해 2016년 민주당 경선에서 힐러리를 조직적으로 밀었던 것처럼 이번에도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원했다고 비판한 것이다.

그러면서 “샌더스 사람들은 (트럼프가 속한) 공화당으로 오라”면서 “거래”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올린 다른 트위터 글에선 샌더스가 민주당 경선에서는 중도 하차하지만 대의원 확보 작업은 이어가겠다고 밝힌 것을 문제 삼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와우, 샌더스가 대의원을 포기하지 않고, 추가로 확보하기를 원한다”면서 “이것은 무엇인가”라고 빈정댔다.

이와 관련해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이날 3.44포인트 상승한 2만 3433.57에 거래를 마쳤다.

샌더스의 후보사퇴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증시의 상승폭이 커졌다.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샌더스는 미국 월가가 거부하는 대표적인 정치인이었다. 샌더스의 사퇴가 뉴욕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