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민식이법 왜 막았나” VS “이수진, 답변 제대로 해라”

입력 2020-04-09 06:56 수정 2020-04-09 10:08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수진(왼쪽), 미래통합당 나경원 후보가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현대HCN 서초방송에서 열린 후보자 토론회에서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4·15 총선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인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수진·미래통합당 나경원·정의당 이호영 후보가 TV 토론회에서 난타전을 벌였다.

이번 토론회는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8일 서울 서초구 현대HCN 스튜디오에서 열렸다. 이날 이 후보는 나 후보에게 “아이들 이름을 딴 어린이 안전법을 볼모로 협상을 시도한 이유가 뭔지 묻고 싶다”며 “저는 아이들 관련 문제는 무엇과도 협상하지 않겠다”고 공세를 펼쳤다.

이는 나 후보가 지난해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원내대표로 있으면서 여당의 패스트트랙 법안 강행 처리 시도에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로 맞서는 과정에서 ‘민식이법’의 국회 본회의 처리가 미뤄진 것을 겨냥한 것이다.

그러면서 과거 한국당이 ‘유치원 3법’에 반대한 이유에 대해서도 따져 물었다. 이에 나 후보는 “민주당이 밀어붙인 것”이라며 “저희 안이 훨씬 좋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맞섰다.

또 이 후보는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전 국민 대상 긴급재난지원금과 관련해 “통합당 내에서 반대 의견이 나온다. ‘총선용 포퓰리즘’이라는 비판도 있다”며 나 후보의 입장을 물었다. 나 후보는 “전 국민에게 주는 것은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며 당의 입장과 다소 다른 대답을 했다.

이어 “이 후보가 스스로 사법부 ‘블랙리스트’ 피해자라고 했는데 거기에 이 후보 이름이 없다”며 “민주당 이탄희 후보의 책을 보면 오히려 (양승태 대법원의) 국제인권법연구회 모임 저지에 힘을 보탠 사람이 이 후보”라고 몰아세웠다.

이 후보는 “이미 언론을 통해 사실이 아니라고 충분히 말했다”며 “이런 프레임으로 몰고 가는 것이 정치공세”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나 후보는 “블랙리스트 피해자였느냐에 대해서는 답변을 안 했다. 답을 제대로 하라”고 강조했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수진(왼쪽부터), 미래통합당 나경원, 정의당 이호영 후보가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현대HCN 서초방송에서 열린 후보자 토론회에서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또 이 후보가 종로에 있는 대신고를 동작으로 이전해오겠다고 공약한 점을 언급하며 “민주당 이낙연 후보가 대신고 이전 반대를 1호 공약으로 내놨다”며 “‘공약 원팀’을 이야기하는데 과연 이낙연 후보의 의사를 꺾고 대신고를 가져올 수 있느냐”고 반문해다.

이 후보는 즉답 대신 “일각에서는 ‘나경원 후보가 5선에 성공하면 서울시장에 나간다’라는 말이 많다”며 “다음 지방선거에 나가면 동작 보궐선거를 할 수밖에 없다”고 역공했다. 나 후보는 “지역구에서 ‘대통령 한번 나가봐’라는 말씀도 하신다”며 “공약은 다 비슷하지만 실천의 힘은 정치인의 크기에 달렸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이호영 후보는 거대 양당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이호영 후보는 황교안 통합당 대표의 ‘n번방 호기심’ 발언을 떠올리면서 “정치권이 안이하게 판단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나 의원을 겨냥했다.

이에 나 후보는 “(영상) 제작자, 관련자, 유포자 등을 모두 범죄 단체 조직으로 볼 수 있다”며 “형량을 강화하고 피해자에게 잊힐 권리를 보장해 확산을 차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날 이호영 후보는 자신을 소개하며 “14년을 동작에서 지냈다”고 자랑했다. 이어 이수진 후보를 향해 “동작구와 아무 연고가 없는 낙하산 판사 출신이다. 배우자의 2000만원 명품시계를 재산 신고해놓고 흙수저 마케팅을 하는 것은 도가 지나치다”고 날을 세웠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