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 치러지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생애 처음 참여하는 만 18세 청소년들의 투표를 독려하고 응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고교생들에 대한 사전 선거 교육이 크게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들이다.
전북지역 만 18세 학생 11명은 최근 ‘챌린지 기획단’을 꾸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18세, 생애 첫 투표’ 응원·축하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김제여고 3년 채건 양 등은 ‘틈틈, 선거법 알아보고’, ‘콕콕, 공약 체크하고’, ‘꼼꼼, 투표 참여 준비하고’, ‘꾹꾹, 투표 참여하고’, ‘함께, 챌린지 참여해요’ 등의 내용을 SNS에 공유했다. 챌린지 참여 방법은 소개 글과 대표 사진, 손 글씨를 자신의 SNS에 올리고 다음으로 이어갈 친구 3명을 지목하면 된다.
부산시교육청은 ‘우리는 만 18세 새내기 유권자!’ 동영상을 제작, 호평을 받고 있다.
5분33초 분량의 이 영상에서는 부산정보고 김유미‧손찬민 학생이 대화하면서 투표시간, 기표방법, 교내에서 허용 가능한 선거운동 방법까지 선거 관련 궁금증을 자연스럽게 풀어낸다.
“‘나 하나쯤이야’라고 생각했던 투표가 우리 삶을 바꿀지 우찌 알겠노.”
영상에서 새내기 유권자가 된 고교생이 “투표날 푹 쉬고 게임이나 해야겠다”고 말하는 친구에게 똑 부러지게 말한다.
손 군이 “투표소에서 실수할까 봐 걱정된다”고 말하자 김 양이 “단디 들어라”라며 설명한다.
이들은 학생들이 교실을 돌아다니며 선거운동을 하거나, 반 전체 친구를 대상으로 특정후보를 뽑자고 하면 선거법 위반이라는 것 등을 친절히 알려준다.
교육부는 이 영상을 본관 안내용 대형 모니터에서 상영했고, 중앙선관위는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전북고등학교회장단연합도 ‘Q&A 청소년 참정권 궁금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제작, 호응을 얻고 있다.
동영상에는 김정민(전북여고 3년) 양과 이예담(기전여고 2년)양이 출연, 선거법 개정 과정과 투표방법 등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 17명의 학생들은 두달여 작업을 마친 뒤 전북선거관리위원회의 자문을 받고 유튜브에 영상을 올렸다.
이경빈(솔내고 3년)양은 “기획부터 시나리오 작성, 촬영, 편집까지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우리 스스로 만들었다는 사실이 뿌듯하다”며 “이번 선거를 통해 우리의 목소리가 반영되어서 학생들을 위한 정책들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충북도의회도 ‘새내기 유권자 선거준비됐나!’라는 제목의 영상을 만들었다. 또 학생 선거사범 방지를 위해 모든 도내 초·중·고교에 선거 관련 선전시설물 훼손·철거행위를 금지하는 공문도 보냈다.
“대학입시 준비 물론 중요하지/ 하지만 but 우린 대한민국 유권자/ Uhh 우리도 이젠 만 18세 투표할 권리가 생겼네/ 대한민국 밝은 내일 위해 당당하게….”
전북 부안군선거관리위원회에 근무하는 이효순(51‧여)씨는 노래를 지어 응원했다. 제목은 ‘우리는 대한민국 유권자.’ 가수 구피와 소키, 차밍립스가 함께 만들었다.
이씨는 “학생들이 마음에서 우러나 투표장으로 향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췄다”며 “지인들에게 취지를 설명하니 흔쾌히 수락하고 노래도 직접 불러줬다”고 말했다.
포스텍 학생 선종엽씨(20·무은재학부 2년)는 최근 총선 정보를 한눈에 담은 앱 ‘투표하러 갈래요(govote.netlify.com)’를 개발했다.
이 앱은 사용자의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해당 지역구 총선 후보자들의 공약·인적사항은 물론 정당별 10대 정책을 한 눈에 비교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선씨는 “타 지역에서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은 선거공보물을 받기 힘들어서 총선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어렵고, 투표소를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주권자가 정확한 정보를 기반으로 후보자를 검증하고, 투표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친구들과 함께 앱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 만 18세 선거인 수는 54만 8986명이다. 전체 선거인 4399만 4247명 가운데 1.2%를 차지한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