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도쿄올림픽 예선의 완료 시점을 2021년 6월 29일로 제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장기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앞으로 1년 2개월의 긴 시간을 들여 남은 43%의 올림픽 본선 출전자를 선발하기로 했다. 사상 처음으로 5년까지 연장된 올림픽 예선의 시계는 이제 새로운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IOC는 8일(한국시간) 도쿄올림픽의 1년 연기에 따라 개정한 예선의 원칙을 발표했다. 개정된 내용을 보면, 올림픽 33개(정식 28개·시범 5개) 종목 국제단체는 예선을 내년 6월 29일까지 완료하고, 206개 회원국 국가올림픽위원회(NOC)는 출전자의 최종 명단을 같은 해 7월 5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올림픽 개막일은 코로나19 확산 여파에 따라 당초 예정된 날보다 정확히 364일 뒤로 미뤄진 내년 7월 23일로 변경됐다. IOC가 제시한 예선 완료 및 출전자 명단 제출 시한은 올림픽의 새로운 개막일로부터 1달도 남지 않은 시점이다. 앞선 올림픽에서 출전자 명단 제출의 마감은 통상 개막일을 1달 앞둔 6월 중에 이뤄졌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IOC가 코로나19로 중단된 올림픽 예선 재개 시점의 불확실성, 앞으로 감염병 유행이 억제돼도 종목별 프로리그와 겹치지 않도록 경기를 편성해야 하는 일정의 문제를 모두 고려한 것으로 생각된다”며 “IOC가 경기 진행과 행정 절차를 완료할 시점을 비교적 촉박하지 않게 제시했다”고 말했다.
IOC는 올림픽 출전권 배분 방식도 제시했다. 이미 알려진 대로 본선 진출권을 확보한 57%의 NOC, 혹은 선수는 기존의 권리를 보장받는다. 유일하게 출전자의 연령을 만 23세 이하로 제한한 남자 축구에 대해서도 안전·의학적 문제제기가 없는 한, 1년 연장된 개막일에 따라 만 24세로 상향할 수 있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도쿄올림픽에 출전할 선수는 회원국 전체를 통틀어 1만1000명 안팎이다. 남은 43%의 출전자는 4750명가량으로 추산할 수 있다. 그중에는 올림픽 직전까지의 세계 랭킹으로 출전자를 결정해 아직 본선행 티켓을 배분하지 않은 종목도 있다. 남녀부에서 각각 60명씩 모두 120명을 선발하는 골프가 대표적이다. 세계 랭킹으로 출전자를 가리는 종목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 압축됐던 판세가 내년에는 뒤바뀔 가능성이 있다.
IOC는 종목별 국제단체에 “올림픽 출전자를 결정할 랭킹 마감 시한, 산정 방법을 새롭게 결정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이미 올림픽 본선 기준에 근접한 선수를 보호하되 2021년에 최고의 기량을 발휘한 선수를 선발할 수 있도록 균형감을 발휘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