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자 경제회복 어렵다” 코로나 승리 한·중 경제가 남긴 교훈

입력 2020-04-08 13:19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난달 소비가 6% 급감하고 서비스업 생산은 역대 최대폭으로 감소하는 등 소매판매와 서비스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 연합뉴스

한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억제에 성과를 냈지만 경제는 여전히 마비 상태라고 외신이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은 잡았지만, 여전히 한국인들이 외식이나 쇼핑 등을 꺼리면서 경제 회복이 늦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78.4로 2009년 3월 이후 최저치였다. 서울 시내 한 카페 주인은 지난 한 달간 300시간 넘게 가게 문을 열어놨음에도 오가는 사람이 없어 100만원도 채 벌지 못했다. 상당수 직장인은 여전히 재택근무 중이라다.

이같은 한국 상황은 조만간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관측되는 미국이나 일부 유럽 국가에 대한 비관적 전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억제에 구체적인 성과를 낸 한국의 현황을 들여다 봤지만 경제 회복 등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WSJ은 “한국 경제의 마비 상황은 공공보건 측면의 승리 뒤에도 경제의 신속한 회복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준다”며 “아직 감염 확산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 않은 미국, 유럽 등은 정상적인 회복까지 아직 긴 시간이 남아있음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31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 연합뉴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도 이날 코로나19를 먼저 겪은 중국의 상황을 점검하는 기사를 다루며 “중국의 느린 경제 회복은 백악관이 희망하는 것보다 긴 회복 기간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준다”고 보도했다.

미국 기업의 국제 진출 컨설팅 업체인 맥라티어소시에이트의 제임스 그린 수석 고문은 “V자형 회복을 예상하기는 매우 어려워 보인다”며 “중국의 경험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회복이 더딜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제결제은행(BIS)은 6일 보고서에서 “주요 경제권이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적 여파를 받고, 다시 여파를 미칠 여지가 크다”며 “한두 개 지역에서만 전염병이 통제돼선 경제 여파를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BIS는 “전체 국내총생산(GDP) 감소 폭은 격리에 따른 직접적 충격의 최대 갑절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