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武漢)에 대한 봉쇄령이 8일 오전 0시(현지시간)부로 해제됐다. 후베이성 당국은 봉쇄 해제 후에도 최대한 도시 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공식 권고했지만 그동안 갇혀있던 주민 수만명은 도시 밖으로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당국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봉쇄령이 해제되기 전 우한역에는 다른 지역에 일자리가 있는 사람들이 도시를 떠나려고 모여들기 시작했다.
후베이성 코로나19 방역지휘부는 우한 봉쇄 해제 직전인 7일 밤 공지를 통해 “(우한) 주민들이 방역 의식을 철저히 강화해야 한다”며 “외출을 최대한 줄여 필요하지 않다면 단지 밖으로, 도시 밖으로, 성(省) 밖으로 나가지 말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어 공무원들도 불요불급한 출장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국의 호소에도 중국 국영 철도회사의 예상 집계에 따르면 8일 하루에만 5만5000명이 철도를 이용해 도시를 떠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중 40%는 광둥(廣東) 주강 삼각주(광저우, 홍콩, 선전, 마카오를 연결하는 삼각지대)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후베이성 당국은 “신규 환자가 없다는 것이 위험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봉쇄 해제가 방역 해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우한이 고향인 탕즈융은 근무 중인 가구회사 본사가 위치한 상하이로 갈 계획이다. 탕씨는 “우한에 갇힌 지 두 달이 넘었다”며 “휴식이 더 필요하지만 지금은 일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베이징에서 정보기술(IT)을 다루는 회사에 다닌다는 장모씨도 베이징으로 떠난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 동네에서 베이징으로 몇 명이나 가려고 하는지 집계한 뒤 코로나19 검진을 주선했다”며 “나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자국 내 코로나19 감소 추세가 지속하자 지난달 말부터 코로나19 비확진자에 한해 우한 출입을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검문소도 해제하고 대중교통 운행도 일부 재개했다.
우한시는 봉쇄령 해제에도 불구하고 최고 등급인 1급 방역 체계를 계속 유지한다.
지난 2주간 우한시 내 대부분의 식료품점과 상점이 영업을 재개했으며, 도시 내 대중교통 운행도 정상화됐다. 하지만 일부 집단거주지역은 여전히 격리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우한 화중과학기술대 박사 과정생인 샤오페이는 여전히 교정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그는 “우한 사람들은 도시 밖을 떠날 수 있겠지만 다른 지역 사람들은 우한 사람들을 두려워할 것이다”라며 “지속적인 지역 내 차별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우한시 보건당국자는 코로나19 무증상 확진자를 가려내고 다시 양성 반응을 보일 수 있는 환자를 가려내기 위해 복잡한 과제를 계속해서 수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우한시 정부는 지난 6일에만 무증상 환자 34명을 추가 보고했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