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서 UFC 강행’ 화이트 대표 “즐길거리 없다면 사람들은 정신 잃을 것”

입력 2020-04-08 12:36 수정 2020-04-08 12:37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가 2018년 10월 6일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UFC 229 대회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P뉴시스

“언제까지 숨어서 지내야 하나. 전 세계를 몇 달 간 폐쇄해야 한다면 그건 미친 짓이다.”

세계 최대 종합격투기 단체 UFC의 데이나 화이트 대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프로스포츠가 모두 중단되는 상황에서도 대회를 강행하겠단 굳은 의지를 밝혔다. 대회를 열기 위해 외딴 섬까지 찾아냈다.

화이트 대표는 8일(한국시간)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에 있는 개인 소유의 섬을 확보해 오는 19일 UFC 249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섬 소유자와의 계약이 거의 끝났다”며 “현재 인프라를 건설하고 있고, 19일부터 두 달간 섬을 폐쇄해 격투기 대회 장소로 활용할 계획이다. 우리의 모든 국제대회를 이곳에서 열겠다”고 말했다.

UFC 249는 원래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뉴욕주 체육위원회가 지난달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대회 개최를 불허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여기에 토니 퍼거슨을 상대로 라이트급 타이틀 방어전을 치를 예정이었던 하빕 누르마고메도프가 2일 “지금은 하루하루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급변하고 있고, 자신을 스스로 돌볼 때”라며 대회 참가를 포기하며 UFC 249 대회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누르마고메도프와 퍼거슨의 메인 이벤트 경기는 전 세계 격투기 팬들이 손꼽아 기다렸던 매치였기 때문이다. 둘은 앞서도 각자의 부상 문제로 4차례나 대결이 무산된 바 있다.

화이트 대표는 코로나19로 대회 개최 장소를 찾기도 어려운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냈다. 그는 섬 이름과 위치를 밝히지 않았지만, 미국의 한 개인 소유의 섬에서 앞으로 UFC 대회를 치를 계획이다. 선수들이 대회에 참가하기 전 코로나19 검사를 받을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지만, 대회는 무관중으로 치르며 대회 관계자들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는 할 것이라 덧붙였다. 누르마고메도프를 대신할 상대론 최근 3연승을 달리고 있는 저스틴 게이치가 선정됐다.

화이트 대표는 “건강과 안전은 우리가 항상 걱정했던 것이지 코로나19가 확산돼 걱정하게 된 것은 아니다”며 “즐길 거리 없이 사람들을 너무 집에만 있게 하면 정신을 잃기 시작할 것이다. 우리는 해결책을 찾기 시작해야 하고, 그게 우리가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섬에서 대회를 연다는 아이디어는 UFC에서 처음 나온 건 아니다. 호주 내셔널 럭비 리그(NRL)도 호주 퀸즐랜드 해안에서 40㎞ 떨어진 섬에서 시즌 전체를 치를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