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동연구팀이 중증의 심장·폐질환 치료와 수술에 쓰이는 에크모(ECMO·체외막산소공급장치)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에크모는 환자의 혈액을 몸 밖으로 빼내 산소를 공급해 다시 체내로 넣어주는 인공 심·폐장비다. 현재 위중 상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환자 치료에 필수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는 350여대가 환자 치료에 쓰이고 있지만 그간 장비와 재료를 모두 수입에 의존해 비용 부담이 컸다. 에크모 한 대 값은 1억1000만원에 달한다.
8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과 서울대의대, 서강대, 서울아산병원 공동 연구팀은 2014년부터 연구를 진행해 지난해 10월 국산 에크모 시스템의 시제품을 완성했다.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아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개발된 국산 에크모 시스템은 지난해 12월 중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급성 호흡부전(기능저하)으로 폐이식이 필요한 환자 치료에 처음 적용됐다. 이후 환자는 중환자실에서 3주간 치료를 받았으며 지난 1월 초 흉부외과 전상훈 교수의 집도 아래 폐이식을 무사히 받았으며 현재 안정적인 상태로 재활치료 중이다.
연구팀은 전체 에크모 시스템을 구성하는 혈액펌프 산화기, 혈액회로, 구동 및 제어장치의 70% 가량(산화기, 캐뉼라 제외)의 국산화율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향후 산화기의 국산화 연구가 완료되면 전체 시스템의 국산화율 95% 정도가 달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무 총괄을 맡았던 분당서울대병원 조영재 교수는 “에크모는 2009년 신종플루와 2015년 메르스 유행시 환자 치료에도 요긴하게 쓰였고 중증이거나 위중한 코로나19 환자 치료에도 꼭 필요해 국산화의 가치가 더욱 발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동 연구자인 서울의대 김희찬 교수는 “국내 기업을 통해 보다 개선된 양산용 제품을 개발하고 품목 허가를 위한 임상시험을 거친 뒤 본격적인 의료기기 제품으로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