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무관중으로 개막하는 대만 프로야구에 이색적인 볼거리가 펼쳐진다. 라쿠텐 몽키스가 준비하는 ‘로봇 관중’이 바로 그것이다. 라쿠텐은 적막에 휩싸일 경기장에 조금이나마 분위기를 띄울 아이디어로 로봇 마네킹을 관중석 곳곳에 배치할 계획을 세웠다.
미국 CBS스포츠는 8일(한국시간) “라쿠텐이 오는 11일 타오위안 경기장으로 중신 브라더스를 불러 가질 개막전 홈경기에 로봇 마네킹 응원단을 동원한다”고 보도했다. 라쿠텐은 먼 곳에서 보면 사람이 앉은 것처럼 로봇 마네킹에 유니폼을 입히고 모자를 씌운다고 한다. 또 마네킹의 손 부분에 고정한 팻말을 올리거나 내리도록 프로그래밍해 응원 분위기도 연출할 계획이다.
대만은 세계 4대 프로야구 중 가장 빠른 오는 11일에 개막한다. 한국의 경우 5월 초 개막을 목표로 삼았고, 일본은 정부의 코로나19 긴급사태 발령으로 6월 개막론이 거론되고 있다. 미국은 한때 독립기념일(7월 4일) 개막론이 거론됐지만 무관중으로 시기를 앞당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대만 프로야구를 주관하는 중화직업봉구대연맹(CPBL)은 당초 150명의 입장을 허용하는 선에서 관중석을 개방하려던 계획을 지난 1일에 철회하고 무관중 개막을 결정했다.
라쿠텐의 ‘로봇 관중’처럼 대만 프로야구 곳곳에서 재치 있는 아이디어가 나와 코로나19 유행으로 어두워진 사회 분위기에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CPBL은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에 마스크를 쓰고 손을 씻는 동작으로 변형한 타자 그림을 새겨 넣은 로고를 공개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