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영화제 “개최 못해도, 온라인 개최는 없을 것”

입력 2020-04-08 09:49 수정 2020-04-08 09:50
포스터. 주최 측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6월 말 이후로 연기된 유럽 최대 규모 영화제인 칸 국제 영화제 측이 7일(현지시간) “온라인 개최는 없다”고 못 박았다. 이에 반해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다수 영화제는 온라인 개최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해외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 등 외신에 따르면 티에리 프리모 칸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영화제의 물리적 개최가 어렵다고 해도 온라인 개최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스크린을 통해 상영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맞다는 판단 때문이다. 티에리 프리모 집행위원장은 “디지털 축제는 칸의 영혼과 역사, 효율성이 작동하지 않는 모델”이라며 “웨스 엔더슨, 폴 버호벤의 영화, ‘탑건2’와 픽사의 ‘소울’ 모두 큰 극장 화면에서 볼 수 있도록 개봉일을 연기한 바 있다. 왜 우리가 그 영화들을 디지털 장치를 통해 보여주고 싶겠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감독들은 자신의 작품이 아이폰 상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축제 같은 행사에서 큰 화면으로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기를 원한다”며 “모든 영화제가 취소된다면 우리는 1년의 세월 낭비를 피하고자 영화를 상영할 다른 방법을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칸이나 베니스의 즉흥적이고 위태로운 대안은 해결책이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버라이어티는 티에리 프리모가 극장의 열렬한 애호가이기에 그의 디지털화 거부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전했다. 티에리 프리모는 영화 선구자인 뤼미에르 형제들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연례 뤼미에르 축제까지 주최하고 있다.

칸 국제영화제를 뺀 다른 영화제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방식의 개최를 고려하고 있다. 9월 10일부터 20일까지 캐나다 토론토에서 개최 예정인 제45회 토론토국제영화제는 일부 행사의 온라인 개최를 논의 중이라고 앞서 밝혔다. 베니스영화제 역시 일정 부분 온라인 개최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