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에서 경기 의정부갑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문석균 후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아버지인 문희상 국회의장을 ‘소환’했다. 일각에서 불거진 ‘지역구 세습’ 논란을 회피해왔으나 선거 홍보 목적으로 쓰인 영상에 공개적으로 등장한 것이다.
문 의장이 출연한 영상은 7일 유튜브 채널 ‘문석균TV’에 게시됐다. 문 후보가 진행한 ‘레몬챌린지’를 이어받은 내용이다. 레몬챌린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극복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캠페인이다. 지정된 사람은 레몬을 먹고 코로나19 이름을 딴 19만원을 자선단체 등에 기부한다. 이후 그 다음 사람을 지목하는 방식이다.
앞서 문 후보는 지난 4일 레몬챌린지에 도전하는 2분짜리 영상 말미에 “아들 정치하는데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아빠찬스라고 괴롭히신 저의 아버지를 다음 주자로 지목하겠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기호 8번 문석균 바톤터치! 문희상 국회의장님의 과감한 레몬챌린지 도전!’이라는 제목의 영상에 출연해 “아들 문석균의 지목으로 레몬챌린지를 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애비를 엿먹이기 위해 (레몬챌린지를) 공개적으로 시키는 것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며 웃었다.
이어 “코로나19 박멸에 도움이 된다면 광화문 거리에서 벌거벗고 춤이라도 출 판인데, 저도 한번 용감하게 도전하겠다”며 레몬을 먹었다.
문 후보의 유튜브 영상에 문 의장이 모습을 드러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버지가 6선 의원을 지낸 지역구 출마를 강행해 휘말린 ‘지역구 세습’ ‘아빠 찬스’ 논란을 강하게 반박했으나 선거 홍보용 콘텐츠에 공개적으로 아버지를 등장시킨 것이다.
문 후보는 지난 1월 11일 경기도 의정부에서 열린 자신의 북콘서트에서 “아버지의 길을 걷되 ‘아빠 찬스’는 단호히 거부하겠다”며 “제 나이가 올해 쉰 살인데 세습이니, 아버지 뜻으로 하는 것처럼 말하면 정말 섭섭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은 세습이 가능한 사안이 아니다”라며 “지역주민, 당원의 선택을 받아야만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데 세습이라는 프레임으로 덧씌우는 것은 공당과 의정부시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