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의 전신) 대표 측이 웹툰 ‘이태원 클라쓰’를 패러디한 선거 홍보용 게시물을 자진 삭제했다. 원작자인 조광진(33) 작가가 공개적으로 거부감을 드러내면서다.
조 작가는 7일 SNS에 “저작권자인 나는 이태원 클라쓰가 어떠한 정치적 성향도 띠지 않길 마란다”고 적었다. 이는 대구 수성을 선거구에 무소속 출마한 홍 전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홍 전 대표 측은 최근 SNS에 ‘이태원 클라쓰’를 ‘수성을 클라쓰’로, 주인공인 ‘박새로이’를 ‘홍새로이’로 패러디한 게시물을 잇달아 올렸다. 이태원 클라쓰는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청년 박새로이가 요식업계 대기업을 상대로 복수를 펼치는 내용으로, 동명의 드라마로도 제작돼 큰 사랑을 받았다.
홍 전 대표 측은 박새로이와 세 가지의 공통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유년시절 아버지가 누명으로 억울한 일을 당한 것, 권력형 비리에 대항하기 위해 검사의 꿈을 가진 것, 검사의 꿈을 이룬 뒤 현실과 타협하지 않으면서 강인한 이미지를 쌓아 대통령급 정치인으로 성장한 것 등이다.
이와 관련 웹툰이 연재된 플랫폼 카카오페이지 측은 “(홍 전 대표 측과) 사전 협의가 없었다”면서 “조 작가는 이태원 클라쓰 IP(지적재산)가 정치활동이나 이익활동에 활용되지 않았으면 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홍 전 대표 측은 이후 관련 게시물을 모두 삭제했다. 홍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해당 홍보물은 홍 전 대표의 지지자들이 제작한 것으로, 선거캠프 SNS팀이 홍 전 대표 인스타그램 계정에 게시한 바 있다”며 “오늘 이태원 클라스 작가가 거부 의사를 밝힌 뒤 작가의 의견을 존중해 관련 게시물을 자진해서 모두 내렸다”고 설명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