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관련 통계가 정확하지 않다고 의혹을 제기했던 이란 보건부 대변인이 중국 측의 반발에 황급히 비판 입장을 접었다. 양국은 미국에 대항하는 전통적 우방인데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대응차원에서 마스크와 의약품, 의료장비를 주고받을 만큼 끈끈한 우호를 과시한 터라 양국의 불협화음은 이례적인 사건이다.
발단은 이란 보건부 대변인의 외신 인터뷰였다.
키아누시 자한푸르 이란 보건부 대변인은 5일 보도된 터키 아나돌루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중국은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수를 정확히 밝히지 않은 것 같다”며 “중국 연구진은 ‘코로나19가 A형 독감보다 심하지 않다’고 했고 다른 나라는 이를 믿었다”고 언급했다.
자한푸르 대변인은 같은 날 밤 본인 트위터 계정을 통해 “정치와 과학을 구분하라. 코로나19가 A형 독감보다 더 위험하다는 게 학술적 결론이다. 이란 연구진 역시 그런 결론에 도달했고 우리는 그들을 믿는다”고 밝혔다.
이에 창화(常華) 이란 주재 중국대사는 10여분 뒤 트위터로 “중국 보건당국은 매일 기자회견을 열어 정보를 공개한다. 자한푸르 대변인은 뉴스를 자세히 읽고 결론을 내는 게 좋겠다”고 즉각 반발했다.
둘의 설전에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트위터로 “중국 정부와 국민은 코로나19 제압을 이끌었고 너그럽게 전 세계를 도왔다. 코로나19를 통제하는 중국의 용기와 헌신, 전문성은 인정받아 마땅하다. 이란은 어려운 시기에 함께한 중국에 감사한다”고 중국 측을 달랬다.
그런데 자한푸르 대변인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6일 오전 트위터에 “이란 보건부는 매일 두차례 코로나19 내외신 기자회견을 한다. 이런 정책은 보기 드물고 특히 우방에는 유용한 정보가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창 대사는 “귀하께서도 중국의 노력과 사실 발표를 존중해 달라”며 재차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하지만 양측의 마찰은 6일 오후 자한푸르 대변인이 트위터에 “힘든 시간에 우리를 도운 중국을 잊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이란 국민을 가장 많이 도운 나라다”라는 감사의 글을 올리고, 이에 창 대사도 “친구는 서로 돕는다. 함께 싸우자”라고 응답하면서 일단락됐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