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 주춤에 세계 증시 반등…비관적 전망은 계속

입력 2020-04-07 17:58
코스피가 31.72포인트(1.77%) 오른 1,823.6로 장을 마감한 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하자 세계 증시가 일제히 반등하고 있다. 국내 증시도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다만 실물경제에 대한 경보음이 계속 울리니만큼 섣부른 낙관론은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도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 과열 분위기를 우려했다.

7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1.72포인트(1.77%) 오른 1823.60으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2% 넘게 오르기도 했다. 이날 코스피에선 개인이 1543억원, 기관이 315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1980억원을 팔아치우며 24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코스닥지수도 9.69포인트 오른 606.90에 장을 마쳤다. 일본(2.01%), 중국(2.05%)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뉴욕 3대 증시는 7% 넘게 급등했다. 6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지수는 전날 대비 7.73%, S&P 500은 7.03%, 나스닥은 7.33% 상승했다. 블룸버그는 “일부 국가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잦아들자 대부분의 주식시장에서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코로나19 ‘핫스팟’(집중발병지역)으로 꼽히는 뉴욕주 등 일부 지역과 국가에선 사망자 및 신규 확진자가 감소하고 있다. 뉴욕주에선 하루 사망자의 경우 4일 630명까지 급등했다가 5일 594명, 6일 599명으로 다소 줄어들었다.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통계 발표 이후 처음으로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에서도 신규 확진자가 줄어드는 추세다.

그러나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한 실물지표에 대해선 아직도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1분기 세계 경제성장률은 1.3%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닛 옐런 전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올해 미국 실업률은 12~13%까지 치솟고 미 국내총생산(GDP)은 최소 30% 이상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가계와 기업에 도달할 때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현재 시장은 여전히 취약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금융감독원도 7일 ‘코로나19 변동장’에 뛰어든 개인투자자들을 향해 ‘투자 주의보’를 내렸다. 금감원은 “코로나19로 촉발된 주식시장 변동성은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다른 양상이므로 향후 시장 예측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소위 ‘몰빵 투자’(한 종목에 몰아서 투자하는 것)나 ‘묻지마 투자’는 매우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또 “대출을 이용한 투자는 주가 하락 시 반대매매 등으로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올해 들어 1~3월 코스피·코스닥에서 개인 순매수액은 약 25조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해당 수치가 -1조9422억원인 점에 비춰 올 초 주식 열풍이 얼마나 뜨거웠는지를 짐작케한다.

조민아 양민철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