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우한 봉쇄’ 76일 만에 해제…코로나19 재확산 우려 여전

입력 2020-04-07 17:06
지난 4일 우한에서 진행된 코로나19 희생자 애도식 장면.신화망캡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내려졌던 봉쇄령이 8일 0시에 해제된다.

지난 1월 23일 봉쇄령이 전격 발령돼 76일간 갇혀 지낸 우한 시민들은 열차와 항공기 등을 이용해 다른 지역으로 갈 수 있게 됐다.

7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우한시는 봉쇄해제를 앞두고 시내 주택단지의 98.4%인 총 6988개 단지에 대해 ‘코로나19 프리(free)’ 지위를 부여하는 등 사실상 전면적인 정상화를 선언했다.

시민들은 봉쇄조치 해제 이후에도 버스, 선박, 지하철, 택시 등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 때 스마트폰으로 큐알코드를 찍어서 신분 확인을 하고, 일종의 건강확인증인 ‘그린코드’를 제시해야 한다.

또 외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주시설 출입할 때 체온 검사를 실시하는 등 기본적인 방역 조치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최근 무증상 감염자가 확인된 일부 지역은 여전히 폐쇄식 관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들이 우한 밖으로 떠날 수 있게 되면서 그동안 76일 동안 채워졌던 무형의 족쇄가 풀리고 정상화에 속도를 내게 됐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우한에서는 총 2571명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했으며, 중국 전체 사망자 3331명의 약 70%를 차지해 비극의 도시로 기록됐다. 우한의 코로나19 확진자도 5만 건을 넘겨 중국 전체 환자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코로나19 발병 당시 우한에는 상주인구 1100만 명을 포함해 1400명 가량이 생활하고 있었으나 봉쇄령이 내려지기 직전 500만명 가량이 도시를 빠져나갔다.

그리고 춘제(春節·설)를 앞두고 고향을 찾았다가 발이 묶인 사람들을 포함해 900만명 가량이 채 2개월 반 동안 사실상 집 안에 갇혀 지내왔다.

코로나19 전염이 극심했던 우한의 봉쇄가 풀리는 등 중국 내 정상화가 속도를 내면서 바이러스가 다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해외에서 유입되는 코로나19 확진자 뿐 아니라 그동안 중국의 공식 통계에 빠져 있던 무증상 감염자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공식 통계에서 4만3000여명에 달하는 무증상 환자가 빠져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지만, 발열,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무증상 환자도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

무증상 감염자는 지난 6일 하루 동안 30명 늘었고, 5일에도 78명의 무증상 감염자가 새로 발견됐다. 현재 의학 관찰을 받는 무증상 감염자는 총 1033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275명이 해외에서 역유입된 사례이고 나머지는 국내에서 발생했다.

리커창 총리는 전날 코로나19 공작영도소조 회의에서 환자 역유입을 막기 위한 국경 관리 강화와 함께 중국 내 재확산을 막기 위해 무증상 감염자 관리를 엄격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