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본격화’ 2월 경상수지 흑자 확대… 수출↑ 해외여행↓ 등 영향

입력 2020-04-07 16:2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진 지난 2월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1년 전보다 잉여이익 폭을 늘리며 10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코로나19 충격이 컸던 중국으로의 수출은 줄었지만 미국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반도체 등 주요 품목 수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치를 보면 2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64억1000만 달러로 지난해(38억5000만 달러)보다 66.5% 늘었다.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2012년 5월부터 83개월 흑자를 내다 지난해 4월 한 차례 적자(-3.9억 달러)를 낸 뒤 다시 흑자를 지속하고 있다.

경상수지는 구성요소별로 상품수지와 본원소득수지 흑자폭이 늘고, 서비스수지와 이전소득수지 적자폭이 줄어드는 등 모든 면에서 개선됐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해 2월 54억2000만 달러에서 올해 2월 65억8000만 달러로 커졌다.

상품 수출은 418억20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16억1000만 달러(4.0%) 늘었다. 설 연휴 감소로 조업일수가 3.5일 늘고 반도체와 정보통신기기 수출물량이 각각 51.3%, 27.9% 확대되면서 수출 실적을 견인했다. 수입은 4억6000만 달러(1.3%) 늘어난 352억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문소상 한은 금융통계부장(사진)은 “코로나 영향이 지배적이었던 탓에 중국 수출이 많이 줄었지만 미국, 동남아에 대한 수출이 늘었다”며 “수입은 원유 및 원자재 중심으로 감소한 반면 자본재 및 소비재 수입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는 15억4000만 달러에서 14억5000만 달러로 소폭 줄었다. 출국자 감소폭(약 162만명)이 입국자 감소폭(52만명)을 크게 웃돌면서 여행수지 적자폭이 8억3000만 달러에서 5억7000만 달러로 축소됐다.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 고조, 각국의 입국제한 조치 등으로 해외여행객이 줄어든 결과로 볼 수 있다. 화물운송지급액이 줄면서 운송수지 적자 규모도 2억1000만 달러에서 5000만 달러로 감소했다.

내국인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수입)과 외국인이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인 소득(지급)의 차액인 본원소득수지는 흑자폭이 4억5000만 달러에서 12억5000만 달러로 확대됐다. 국내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해외증권투자 배당수익이 늘어난 반면 지난해 2월의 외국인투자자 거액배당금 지급 등 특이 요인이 해소된 탓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이전소득수지는 환율 상승 등으로 이전소득수입(해외에서 보내온 돈)이 늘고 이전소득지급(국내에서 해외로 보낸 돈)이 줄면서 4억9000만 달러 적자에서 3000만 달러 흑자로 전환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