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 14명 폐교위기, 경남 함양 서하초가 살아난 비결은?

입력 2020-04-07 15:45

전교생이 10명에 불과해 폐교 위기에 놓였던 경남 함양의 서하초등학교에 양질의 교육은 물론 주택과 일자리 등을 제공한다는 공약이 먹히면서 ‘작은 학교 살리기’의 모델이 되고 있다

1931년에 개교한 이 학교는 2017년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로 선정될 정도로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학교지만, 대부분 시골 학교가 그렇듯이 전교생이 급감하면서 폐교 위기를 맞았다.

2020년 신입생 모집이 실패하면 폐교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전교생 해외연수와 장학금 수여, 학부모에게 주거지와 일자리 알선 등 파격적인 내용이 들어 있는 학생 유치 공약을 내놨다.

이 같은 공약이 알려지자 서하초교에는 1학년 신입생 4명을 포함해 7가구 15명의 학생이 3월 입학을 확정했다. 10명에 불과했던 학생 수가 25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게다가 학생을 따라온 부모 등 35명의 가족 전입으로 인구 유입 효과도 보고 있다.

서하초 학생 유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농촌 유토피아의 하나로 추진 중인 ‘아이토피아(아이+유토피아)’ 사업과 연계해 추진한다. LH는 시골 마을 빈집 등 120가구를 매입하거나 정비해 서하초로 전학 오는 학생 가족에게 제공한다.

또 일·삶·놀이 등 다양한 기능이 결합한 완성형 농촌개발 모델 실현을 위해 ‘생활 SOC 사업과 지역 단위 지원사업’을 추진한다. 앞으로 년 창업인 등을 위한 저렴한 주택공급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6차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해 ‘교육, 주거, 문화·돌봄, 일자리’ 등을 묶은 농촌 활력 증진체계를 확립할 계획이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학생이 줄어드는 작은 학교를 대상으로 도와 교육청, 함양군, 기업체 등이 소요 재원을 공동 부담하는 ‘작은 학교 살리기 프로젝트 사업’을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남도와 함양군,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서하초 학생모심 위원회는 7일 함양군 대회의실에서 ‘농촌 유토피아’ 사업의 성공추진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서춘수 함양군수, 변창흠 LH사장, 김홍상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장원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