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 76일 만에…우한의 문, 오늘밤 12시 열린다

입력 2020-04-07 15:40
6일 중국 중부 후베이성 우한(武漢)의 한 주거단지를 분리하는 바리케이드를 넘어 판매업자가 고객에게 음식을 건네고 있다. 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이 8일 오전 0시(현지시간, 한국시간 오전 1시)를 기해 봉쇄에서 해제된다. 지난 1월 23일 오전 10시 봉쇄령이 전격 발령된 지 76일 만이다.

두달 넘게 집에 갇혀 지냈던 우한 시민들은 이날부터 열차, 항공기 등을 이용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지난달 말 시내에서의 이동 제한은 풀렸지만 시 밖으로 나가는 것은 금지돼왔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우한시 당국은 봉쇄해제를 앞두고 총 6988곳의 집단거주지역에 ‘코로나19 프리’를 선언했다고 7일 전했다. 이들 지역에서는 그동안 세워져 있던 차단 장벽을 허물고 주변을 정리하는 등 분주한 모습들이 목격됐다.

우한에서는 지난 76일 동안 총 2571명의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했다. 중국 전체 사망자 3331명 중 약 70%가 해당하는 수치다. 중국 전문가들은 우한 시민들이 봉쇄령 해제 이후 상당 기간 동안 심리적인 트라우마를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 자금성 앞에서 6일 마스크를 쓴 관광객들이 걸어가고 있다. 자금성은 코로나19로 인해 아직도 폐쇄돼있다. AP연합뉴스

봉쇄령 해제 등 정상화 움직임에도 아직 일각에서는 긴장감이 이어지고 있다. 시 당국은 최근 무증상 감염자가 확인됐다는 이유로 집단거주지역 45곳의 ‘코로나19 프리’ 지위를 박탈했다. 우한의 후야보(胡亞波) 부시장은 시민들이 외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거주시설 등에 출입할 때 체온 검사를 계속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알리페이나 위챗페이를 통해 신분 인증을 받고, 사전에 인정받은 ‘건강 QR코드’까지 확인해야 한다. 스마트폰이 없을 경우 신분증을 이용할 수 있다. 신분증을 소지했더라도 정부기관이 발급한 건강증명서가 없다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다.

CNN에 따르면 전세계 전염병 전문가들은 중국 사회가 빠르게 코로나19로부터 벗어나는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지난 4~6일 청명절 연휴 기간 동안 베이징 등 전국 주요 인기 관광지는 수많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중국 유명 관광지인 안후이성 황산에 4일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있다. 웨이보 캡처

특히 지난 4일 중국의 대표 관광지 중 하나인 안후이성 황산(黃山)은 이른 아침부터 상춘객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황산 관리당국은 오전 7시48분 하루 입장 허용 숫자인 2만명을 넘어서자 이후 추가 입장을 불허했다.

황산을 다녀간 관광객들이 찍은 사진이 웨이보를 통해 공개된 후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홈페이지 등을 통해 ‘코로나19 방역 노력을 멈출 때가 아니다’라는 내용의 칼럼을 게재하는 등 경고했다. 그러나 같은 날 상하이 해변 관광지와 쇼핑가는 관광객과 쇼핑객들로 붐볐으며, 식당에도 손님이 몰려 대기줄이 길게 이어졌다. 베이징 공원에도 데이트를 즐기는 젊은이들과 관광객들이 몰려들었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