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이 8일 오전 0시(현지시간, 한국시간 오전 1시)를 기해 봉쇄에서 해제된다. 지난 1월 23일 오전 10시 봉쇄령이 전격 발령된 지 76일 만이다.
두달 넘게 집에 갇혀 지냈던 우한 시민들은 이날부터 열차, 항공기 등을 이용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지난달 말 시내에서의 이동 제한은 풀렸지만 시 밖으로 나가는 것은 금지돼왔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우한시 당국은 봉쇄해제를 앞두고 총 6988곳의 집단거주지역에 ‘코로나19 프리’를 선언했다고 7일 전했다. 이들 지역에서는 그동안 세워져 있던 차단 장벽을 허물고 주변을 정리하는 등 분주한 모습들이 목격됐다.
우한에서는 지난 76일 동안 총 2571명의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했다. 중국 전체 사망자 3331명 중 약 70%가 해당하는 수치다. 중국 전문가들은 우한 시민들이 봉쇄령 해제 이후 상당 기간 동안 심리적인 트라우마를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봉쇄령 해제 등 정상화 움직임에도 아직 일각에서는 긴장감이 이어지고 있다. 시 당국은 최근 무증상 감염자가 확인됐다는 이유로 집단거주지역 45곳의 ‘코로나19 프리’ 지위를 박탈했다. 우한의 후야보(胡亞波) 부시장은 시민들이 외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거주시설 등에 출입할 때 체온 검사를 계속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알리페이나 위챗페이를 통해 신분 인증을 받고, 사전에 인정받은 ‘건강 QR코드’까지 확인해야 한다. 스마트폰이 없을 경우 신분증을 이용할 수 있다. 신분증을 소지했더라도 정부기관이 발급한 건강증명서가 없다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다.
CNN에 따르면 전세계 전염병 전문가들은 중국 사회가 빠르게 코로나19로부터 벗어나는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지난 4~6일 청명절 연휴 기간 동안 베이징 등 전국 주요 인기 관광지는 수많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특히 지난 4일 중국의 대표 관광지 중 하나인 안후이성 황산(黃山)은 이른 아침부터 상춘객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황산 관리당국은 오전 7시48분 하루 입장 허용 숫자인 2만명을 넘어서자 이후 추가 입장을 불허했다.
황산을 다녀간 관광객들이 찍은 사진이 웨이보를 통해 공개된 후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홈페이지 등을 통해 ‘코로나19 방역 노력을 멈출 때가 아니다’라는 내용의 칼럼을 게재하는 등 경고했다. 그러나 같은 날 상하이 해변 관광지와 쇼핑가는 관광객과 쇼핑객들로 붐볐으며, 식당에도 손님이 몰려 대기줄이 길게 이어졌다. 베이징 공원에도 데이트를 즐기는 젊은이들과 관광객들이 몰려들었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