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페미들이 선동” 2차 가해 방치하는 에브리타임

입력 2020-04-07 15:04 수정 2020-04-07 17:04
7일 오전 '유니브페미' 등 전국 대학가 여성단체 회원들이 에브리타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합뉴스

대학가 여성단체들이 대학생들의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n번방 사건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 게시물이 버젓이 올라오고 있다며 에브리타임 본사에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유니브페미 등 전국 대학 내 여성단체들은 7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에브리타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단체들은 에브리타임에 “여성혐오성 게시물에 대한 제대로 된 윤리규정을 마련하고 문제 게시물을 당장 삭제하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커뮤니티 혐오표현 본사가 책임져라” “플랫폼도 책임 있다” “평등한 공론장 우리가 만든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피켓시위도 했다.

이들은 “에브리타임 등 대학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 내부의 여성·소수자 혐오에 대해 ‘입장·제재 없음’으로 일관해온 플랫폼의 태도는 n번방 사건에 대한 2차 가해 게시물이 유통되는 상황에 분명하게 연루돼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피해에 대해 어떠한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라는 이용약관 대신 디지털 성폭력·혐오표현 방지책을 구축하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주최 측은 집회를 마치고 에브리타임 본사 측에 요구안을 전달했다.

대학가에 따르면 텔레그램 성 착취 사건이 수면위로 떠오른 이후 에브리타임에 피해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2차 가해성 게시물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학생들은 에브리타임에 “호기심에 들어간 사람도 있을 텐데 온라인에서 신상이 털리는 게 안타깝다”는 글을 올리며 가해자를 옹호했다. 또 “페미들이 (텔레그램 성 착취방 접속자가) 26만명이라고 선동하며 남성 혐오를 조장한다”는 반응도 나왔다.

에브리타임 캡처

자신이 텔레그램 이용자라며 인증을 하는 글도 올라왔다. 지난달 21일 모 대학 에브리타임에는 한 학생이 n번방에서 다운로드한 성착취물을 인증했다.

글을 올린 학생은 “아니 뭐가 문제야? 이런 게 있는 게?”라며 “왜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냐. 필요한 학생이 있으면 말해줄게”라고 글과 함께 사진을 게재했다. 이 글은 게시된 지 1분도 채 되지 않아 삭제됐다.

김유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