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글 안쓴 것도 잊고…” 피로 누적 간호사들 사지 내몰려

입력 2020-04-07 14:56
7일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이 음압병실 근무 투입을 위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간호협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료 간호사들의 감염 위험성과 원인을 파악하고 근무환경의 개선을 촉구했다.

대한간호협회(협회)는 7일 홈페이지를 통해 “코로나19 확진자를 돌보던 간호사들이 잇따라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의료계에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협회는 코로나19 전담병원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현장에서의 감염 노출 위험성과 원인을 긴급 파악했다”며 “코로나19 간호 현장의 초고강도 노동으로 인한 피로도 누적과 그에 따른 집중력 저하 그리고 감염 예방에 취약한 병원 내 시스템 개선이 시급한 해결과제”라고 지적했다.

6일 대구동산병원에서 간호사가 근무를 준비하며 장비를 착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대구·경북 지역 간호사들의 의견을 전했다. 경북 A간호사는 “고된 노동 강도에 집중력이 떨어져 고글을 안 썼다는 사실을 잊은 채 격리병동으로 들어갈 뻔한 적이 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돼 대부분 간호사가 지쳤다.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협회는 감염 예방을 위한 시스템 개선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의료기관 내 적정 인력을 배치하고 충분한 휴식 여건을 제공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구 지역의 한 간호사는 “환자를 아직 접촉하지 않은 간호사와 격리병동에서 교대하고 나온 간호사가 모두 같은 대기 공간에서 머무는 것이 병원 내 현실”이라며 “전시나 다름없는 상황이라 그런지 그 부분까지 예민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간호사들이 감염 위험 없이 안전하게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신경림 대한간호협회 회장은 “간호사들이 제대로 휴식도 취하지 못하고 심지어 장례식장에서 쪽잠을 자는 게 현실”이라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근무환경을 개선하면 간호사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고 간호사와 환자 모두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지원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