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석달째…실업급여 신청 제주서 가장 많이 늘었다

입력 2020-04-07 14:53 수정 2020-04-07 17:10
코로나19 여파로 실업급여 신청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실업급여 신청자가 상담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적으로 대량 실직사태가 벌어지는 가운데, 실업급여 신청이 가장 많이 늘어난 지역은 제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가 전국 고용노동센터에 접수되는 실업급여 신청 건수를 잠정 집계한 결과, 지난 1월 1일부터 4월 1일까지 총 신규 실업급여 신청자는 전국적으로 45만5800여명으로 조사됐다. 신규 신청자 수를 지난 3개월 일수로 나누면 매일 하루 5000여명이 새롭게 직장을 잃고 고용센터의 문을 두드리는 셈이다.

제주의 상황은 특히 심각하다. 올들어 같은 기간(1월 1일~4월 1일) 제주지역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5606명으로, 세종(2486명)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가장 적다. 그러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50.8%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증가폭이 낮은 충북(13.7%) 전남(14.6%) 전북(14.8%)은 물론, 증가폭이 큰 세종(24.4%) 경기(23.7%) 강원(22.7%)과 비교해도 제주지역 수치는 눈에 띄게 도드라진다.

이는 제주지역 산업구조가 관광객 등 외부 요인 의존도가 높고, 감염병 등 대외 충격 변수에 대한 대응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 중심으로 짜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제주도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음식업과 숙박업종 등에서 권고사직자와 해고자가 급격히 늘어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실업급여 신청은 고용보험 가입자에 한해 가능한데다 무급휴직이나 순환휴직, 휴업 등 사실상 일손을 놓은 근로자들은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근로소득이 끊긴 노동자 수는 실제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호남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고용동향에서도 2월 제주지역 일시 휴직자는 1만5000명으로, 지난 1월보다는 4000명, 지난해 2월보다는 5000명이나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매출은 줄었지만 최대한 고용을 유지해보겠다며 제주고용센터에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한 사업장은 지난 3일 기준 824개 업체로 대상 근로자는 9299명에 달하고 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