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구조조정’이라는 문구가 담긴 대표이사 메일로 유니클로가 혼란에 빠졌다. 유니클로 측은 대표이사의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구조조정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유니클로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 영향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출이 크게 줄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 한국법인 에프알엘코리아 배우진 대표가 지난 2일 “회장님께 이사회 보고를 드렸고 인사 구조조정에 대해 관심이 많다”며 “보고 내용대로 인원 구조조정이 문제 없도록 계획대로 추진 부탁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전직원에게 보냈다. 유니클로 측은 인사 부문장에게 보내려던 메일이 실수로 발송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배 대표는 이메일에 “2월 기준 정규직 본사 인원이 42명 늘었는지에 대해 회장님의 질문이 있었다”고도 적었다. 메일에 등장하는 ‘회장님’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또는 야나이 타다시 패스트리테일링 회장 중 한 명이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에프알엘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9749억원이었다. 2014년 매출 1조356억원 이후 줄곧 1조원대 매출을 유지해오다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매출이 하락했다. 2018년 1조4188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32%가량 급락했다. 이 때문에 에프알엘코리아의 구조조정은 시간 문제라는 전망이 제기됐었다.
에프알엘코리아 측은 이날 공식 입장문을 내고 개인적인 실수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당장 구조조정과는 무관하다고 했으나 회사 분위기는 여전히 술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메일이 발송된 뒤 직원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부서장과 팀장 등을 통해 설명을 했는데 일부 직원에게는 전달되지 못 했다”며 “계속해서 직원들에게 설명해 안정적인 업무를 진행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