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시점에 대구에서 기존과 차별화된 ‘대구형 거리두기’ 논의가 시작됐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 따른 방역대책 변화 필요성과 혹시 닥칠지 모를 재유행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대구시는 7일 기존 행정기관 주도 방역에서 ‘시민 참여형 방역’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집회·모임 중단, 증상 있을 시 출근·외출 자제·검사, 2m 건강 거리 두기, 마스크 착용과 30초 손 씻기, 기침 예절, 환기·소독 철저 등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고강도 거리두기 행동수칙의 틀은 유지하면서 시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공감하고 수용할 수 있는 코로나19 시민생활수칙을 시민들과 함께 만들겠다는 것이다.
대구시는 200여명의 다양한 분야 시민이 참여하는 ‘코로나19 극복 범시민 추진위원회’와 ‘온라인 네트워크’를 만들어 문화, 체육, 교통, 종교, 교육, 돌봄 등 다양한 분야별 세부 예방지침을 마련해 이를 범시민 운동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약이 개발되는 진정한 의미의 종식이 올 때까지 상시적인 새 방역체계를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시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긴밀히 협의해 새로운 방역대책으로의 방향 전환을 준비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이 우려하고 있는 재유행을 대비한 방역 역량 재구축 작업도 시작한다. 시는 재유행이 오게 된다면 대구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전국단위의 문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도 대구만의 역량으로 사태를 극복할 준비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들였다.
대구시는 사태 초기 신속한 검사와 적극적 격리, 증상에 따른 환자 분류로 병원시스템을 유지해 지역사회감염 확산을 막은 것을 거울삼아 선별검사소와 이동검사 등 검사역량을 확충하고 역학조사 역량을 지속적으로 유지·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또 대구지역 내에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는 2000개 병상과 3000실의 생활치료센터도 준비할 방침이다. 메디시티협의회를 중심으로 민간병원과 의료인력의 신속한 감염병 진료체계 전환, 상급종합병원의 중증·응급환자 진료체제 구축, 마스크와 방호복 등 보호구 상시 준비 및 필요시 지역 일반 공장 의료장비·용품 생산 등에도 나선다.
하지만 50일 정도 이어진 고강도 거리두기에 지친 시민들이 대구형 거리두기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구 북구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장모(45)씨는 “그동안 지키기 어려운 행동수칙을 제시해 휴업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아갔다고 생각한다”며 “거리두기를 계속 시행하면서 제대로 영업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