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다수 국가에서 21대 총선 재외선거 투표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국가 봉쇄와 비상사태 선포, 투표일 단축 등 악재를 겪었음에도 투표장을 향한 발걸음을 막을 순 없었다.
7일 동남아 주재 각국 대사관은 재외선거 투표율을 공개했다. 인도네시아는 선거인 명부에 등록된 재외 유권자 3348명 가운데 1767명이 한 표를 행사해 투표율 52.7%로 역대 총선 재외선거에서 가장 높았다. 인도네시아 재외선관위가 코로나19 사태로 투표 기간을 4~6일 사흘로 단축한 가운데서 나온 결과다.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4497명 중 33.0%인 1487명이 투표했다.
태국에선 1~6일 영새간 재외선거 투표를 진행해 사전신청 인원 2540명 중 1187명이 참여해 46.7%를 기록했다. 역대 가장 높은 총선 투표율이다. 20대 총선 당시에는 40.2%(1579명 중 653명 참여)에 그쳤다.
싱가포르도 코로나19 사태로 투표 기간을 사흘로 단축했지만, 사전신청 인원 3173명 중 2028명이 참여해 63.9%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20대 당시 61.7% 19대 당시 52.8%를 뛰어넘었다.
동티모르는 재외 유권자 156명 중 89명이 귀국하고 현지에 남은 투표 예정 인원 67명 중 63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동티모르는 지난달 30일부터 한 달 간 모든 여객기 운항이 중단된 국가 봉쇄 상태다.
문영주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영사는 “투표율이 이렇게 높을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며 “중앙선관위를 비롯해 선거관계자들이 모두 투표율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정말 뜻밖의 결과”라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