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화일로 안면 보호” 미국 병원들 모든 게 부족하다

입력 2020-04-07 13:07
1일 몬테피어 메디컬 센터의 한 의료진의 모습. 이 병원 경영진은 의료진들에게 일회용 N95 마스크를 재사용할 것을 요청했다. 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학산하고 있는 미국에서 병원들이 장비, 인력, 자금난을 겪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보건복지부 검사관이 작성한 보고서를 인용해 “병원들은 개인보호장비(PPE)를 확보하지 못해 원활한 진료를 하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 병원은 보유 현금이 몇 주 안에 소진될 것”이라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건복지부 검사관은 지난달 23~27일 46개 주의 323개 병원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병원들은 체온계, 화장지 등 기본적 물품조차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의료진은 인공호흡기가 부족해 마취용 마스크 기계를 사용하고 있고, 안면 보호대가 없어 비닐화일 등 사무용품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선 “코로나19 검사 장비 부족,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보는 문제, 의료진 안전 확보가 병원들이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또한 병원들은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지침이 달라 혼란을 겪고 있다.

한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가 어떤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지를 두고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상충하는 지침을 내렸다. 이 관계자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일관성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2일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와코프 하이츠 메디컬 센터 의료진들이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을 들 것으로 옮기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소규모 병원들은 대형병원보다 더 큰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 소규모 병원들은 이미 구조조정에 착수해 직원들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병원 문을 닫아야 할지 고심할 정도로 재정 상황이 나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연방정부의 경기부양책에는 병원 지원 예산 1000억 달러(약 121조원)가 포함돼 있다. 하지만 당장 병원들은 정부의 지원 예산이 닿기 전까지 버텨야만 하는 상태다.

병원 관계자는 “재정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며 “주요 장비 부족으로 환자 관리와 의료진 안전이 도마 위에 놓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50센트(약 600원)에 거래되던 마스크가 현재는 6달러(약 7000원)로 올랐다”고 전했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