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야구기구(NPB)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특별 규정 제정에 들어갔다. 이는 2020 도쿄올림픽의 1년 연기 결정 이후부터 일본에서 가속되는 코로나19 확산세에 프로야구 정규리그의 5월 개막도 위태하다고 판단한 조치로 해석된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는 7월까지 언급되는 개막 지연의 대안으로 무관중 경기를 검토하고 있다.
일본 스포츠지 닛칸스포츠는 7일 “NPB와 12개 구단이 전날 실행위원회에서 코로나19 특별 규정 제정에 합의하고 세부 사항을 논의했다”며 “정규리그 개막을 5월 말, 혹은 6월로 지연할 수 있다는 것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NPB 사무국과 센트럴·퍼시픽리그에서 각 6개 구단씩이 참여한 실행위원회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선수 등록·말소 및 트레이드 마감 시한 연장, 자유계약선수(FA) 자격 기준 완화와 같은 특별 규정 제정을 논의하고 있다.
일본 프로야구는 정규리그에서 팀당 143경기씩을 소화한다. 하지만 지난달 20일로 예정됐던 개막일은 이미 지나갔고, 오는 24일로 잠정된 새로운 개막 시점도 순연이 불가피하다. 지난달 27일 센트럴리그 한신 타이거스 선수 3명이 코로나19 확진으로 입원하면서다.
NPB 안팎에서 5월 개막론이 힘을 얻고 있지만, 이마저도 하순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팀당 경기 수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 NPB가 기존의 규정에 예외 조항을 논의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NPB는 코로나19 검사를 이유로 1군 엔트리에 제외된 선수가 음성 판정을 받으면 곧바로 1군에 재등록할 수 있도록 특별 규정을 마련할 계획이다. 기존의 규정에서 1군 엔트리 말소 선수가 재등록할 때까지 대기해야 하는 기간은 열흘이다.
올 시즌 트레이드 및 외국인 선수 등록 마감 시한은 7월 31일로 지정돼 있다. NPB는 이를 8월 중순 이후로 미루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시즌 중 145일간 1군 엔트리에 등록해야 얻을 수 있는 FA 자격 기준도 NPB의 특별 규정 제정 결과에 따라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경기 수 축소 여부와 무관하게 선수의 연봉은 보장될 것으로 보인다. 닛칸스포츠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연봉은 ‘2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라고 명시된 계약서상 기간을 기준으로 지급된다. 계약서대로 연봉을 지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이날 컨퍼런스 콜(통화 회의)에서 30개 구단이 애리조나주 피닉스로 모여 관중을 유치하지 않고 정규리그를 시작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메이저리그는 당초 지난달 27일로 예정됐던 개막일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지침에 따라 5월 중순 이후로 연기했다. 하지만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를 감안하면 6월 개막도 불투명하다. 일각에서 미국 독립기념일(현지시간 7월 4일) 개막론도 제시되고 있다.
이에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스프링캠프 훈련 및 시범경기 장소로 사용되는 애리조나주 일대를 무관중 경기 개최지로 지정하고 정규리그를 출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홈구장 체이스필드를 중심으로 반경 80㎞ 안에 스프링캠프 경기장 10곳이 있어 정규리그를 소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애리조나주의 야구 인프라는 다른 스프링캠프 훈련지인 플로리다주보다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