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스스로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 됐다”

입력 2020-04-07 10:33 수정 2020-04-07 10:40
4월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자회견.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라는 내용의 칼럼이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에 게재됐다.

미 칼럼니스트 맥스 부트는 ‘사상 최악의 대통령(The worst president. Ever)’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나는 역사학자로서 시간의 흐름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에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을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이름 붙이는 것을 꺼려왔다”며 “지금까지는 현대의 가장 나쁜 대통령이라고 썼다. 하지만 지난 한달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잘못된 대응을 보고 나니 그런 수식어가 필요없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스스로를 자리매김했다”고 주장했다.

부트는 ‘최악의 대통령’의 자리를 차지하는데 트럼프의 유일한 경쟁자는 남북전쟁 상황으로 미국을 몰아넣은 제임스 뷰캐넌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북전쟁은 피할 수 없었던 일인 반면에 미국 내 코로나19가 지금 같은 재앙에 가까운 규모까지 확산되는 것은 충분히 피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부트는 또 “미국 내 많은 사람들이 죽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말을 이어갔다. 처음에는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제로(0)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가 나중에는 사망자가 10만~20만명이 된다면 미국이 대응을 아주 잘한 일이라고 말을 바꿨다고도 지적했다.

또한 지난 2007년~2009년 미국 경제는 약 900만개의 일자리를 잃었고 불황으로 2주 만에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000만건에 육박하는 심각한 경제침체 기간를 겪었지만 상황은 현재가 더욱 심각하다. 뉴욕타임스 추정으로 현재 실업률은 약 13%로 미국 대공황이 끝난 뒤 가장 높다.

이어 부트는 이러한 대규모 사망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비참한 실패자가 될 것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는 미국이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던 재앙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칼럼에 따르면 미국 언론들은 이미 지난 1월부터 코로나19의 위험성에 대해 경보를 울렸고 행정부 내에서도 경고가 수차례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 무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국민들에게 혼란을 야기했고 공중보건 전문가들과 마찰을 빚으며 진단 검사, 보호장비 및 인공호흡기 비축에 실패했다.

또한 한국을 비롯해 대만, 싱가포르, 캐나다, 독일 등 많은 나라들이 미국보다 훨씬 더 나은 성적을 거두었다며 한국과 미국은 같은 날 코로나19 첫 사례를 발견했지만 183명이 사망한 한국에서는 인구 100만명당 4명의 사망자를 냈지만 미국은 100만명당 25명이 죽어 사망률이 한국보다 6배 이상 높다고 부트는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트는 “이러한 혼선에 비춰볼 때 트럼프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미숙함과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부패를 한데 모아놓은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신의 잘못을 덮기 위해 중국과 언론, 주지사,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자신의 탄핵을 추진한 민주당 등 모든 사람을 비난하기만 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꼬집고 11월 대선에서 결국 그는 역사의 처참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혁 인턴기자